1992년 이후 혼합식 선거인단 배분…공화, 승자독식 회귀 압박
보수 우세 지역이지만 박빙 구도에서 결정적 영향력 행사 가능
(서울=연합뉴스) 김경희 기자 = 미국 민주당 부통령 후보인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의 고향 네브래스카주가 11월 대선을 앞두고 때아닌 정치적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측근들이 대선을 7주도 남겨놓지 않은 상황에서 네브래스카의 선거인단 투표 방식을 송두리째 바꾸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특히 공화당 소속 하원의원들을 중심으로 네브래스카의 선거인단 투표 방식을 1992년 이전 '승자독식' 구조로 되돌리기 위한 압박에 강도를 더하고 있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연방제 국가인 미국의 대선은 각 주별로 선거인단을 선출하고, 선거인단이 대통령을 뽑는 일종의 간접 선거 방식으로 진행된다.
다만 주별로 할당된 총 538명의 선거인단을 각 당에 할당하는 11월 투표로 사실상 승패가 결정되기 때문에 이 선거를 대선으로 통칭한다.
현재 미국의 50개 주 가운데 48개 주는 '승자독식' 구조를 채택, 민주당과 공화당 가운데 더 많은 표를 얻는 당이 모든 선거인단을 가져가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다만 메인주와 함께 네브래스카주는 혼합식으로 선거인단을 할당, 박빙의 구도에서는 결정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상황이다.
네브래스카의 경우 모두 5명의 선거인단 가운데 2명은 전체 투표 결과에 따라 승자에게 배분되지만 나머지 3명은 연방 하원 기준 지역구별 투표 결과에 따라 승자가 정해지기 때문에 전체 선거에서 패배한 당이더라도 일부 선거인단을 확보할 수 있는 구조라는 것이 NYT의 분석이다.
특히 네브래스카 자체는 보수색이 강한 '레드 스테이트'로 분류되지만 월즈 주지사의 고향 인근에 위치한 최대 도시 오마하를 포함한 2지역구의 경우 상대적으로 민주당 지지세가 강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는 것이다.
실제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당시에는 네브래스카에서 5명의 선거인단을 모조리 독식했지만 2020년 대선에서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2지역구에서 1명의 선거인단을 획득한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NYT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애리조나와 조지아, 네바다 등 지난 대선 당시 바이든 대통령이 승리한 경합주 가운데 3개를 가져오고, 해리스 부통령이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미시간 등 3개의 경합주를 지켜 각각 269명씩의 선거인단을 확보해 '매직 넘버'(대선 승리를 위해 필요한 선거인단 270명)에서 하나씩 모자라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네브래스카가 결정적 승패를 가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공화당이 이 같은 위험 요인을 차단하고자 선거를 불과 한달반 남겨놓은 상황에서 부랴부랴 승자독식 체제의 부활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공화당 소속인 짐 필렌 네브래스카 주지사는 이 같은 승자독식 체제 부활에 찬성 입장이지만, 선거 제도 변경을 위해서는 상하원 단일의 특별 세션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결과는 미지수라고 신문은 전했다.
특히 최근까지 민주당 소속이다 공화당으로 옮긴 마이크 맥도널 주상원의원이 잠재적 '스윙 보터'가 될 가능성이 높은데, 그는 승자독식 부활에 부정적 입장이라고 NYT는 지적했다.
kyungh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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