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베이루트 '표적공습'…"헤즈볼라 지휘관 제거"(종합2보)

입력 2024-09-21 02:44  

이스라엘, 베이루트 '표적공습'…"헤즈볼라 지휘관 제거"(종합2보)
특작부대 라드완 지휘관 아킬 등 12명 사망, 66명 부상
헤즈볼라, 이스라엘 북부에 로켓 140발 발사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유현민 특파원 = 헤즈볼라가 사용하는 무선호출기(삐삐)와 무전기의 동시다발 폭발 사건 이후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보복전이 격화하는 양상이다.
이스라엘군은 20일(현지시간)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를 겨냥한 '표적 공습'으로 헤즈볼라 특수작전 부대 라드완의 지휘관 이브라힘 아킬을 제거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 수석대변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아킬과 함께 최소 10명의 헤즈볼라 지휘관이 사망했다"며 "그들은 민간인을 인간 방패로 삼아 다히예 중심부 주거용 건물 지하에서 이스라엘 북부의 민간인 테러를 모의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레바논 현지 언론은 이날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거점으로 알려진 베이루트 남부 외곽 다히예 지역이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군에 따르면 아킬은 2004년부터 헤즈볼라의 작전 책임자로 활동했으며 1983년 베이루트에서 미 해병대 막사 폭탄 테러 등을 지휘했다. 그에게 미국은 700만 달러(약 93억원)의 현상금을 걸었다.

레바논 보건부는 이날 공습으로 지금까지 12명이 숨지고 66명이 다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부상자 중 9명이 중태이고 중간 집계여서 사상자는 더 늘 수도 있다.
이스라엘군은 표적 공습이라고 했지만 알자지라 방송은 사망자 중에 어린이가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이 방송은 주거용 아파트 2층을 정확히 겨냥한 공습이었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군의 베이루트 공습은 하마스 내 서열 3위인 정치국 부국장 살레흐 알아루리를 겨냥했던 지난 1월 초와 헤즈볼라 최고위 지휘관 푸아드 슈크르를 살해한 지난 7월 말 공습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헤즈볼라를 지원하는 이란의 레바논 주재 대사관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서 "베이루트 남부 외곽의 주거 지역을 표적 공격해 모든 한계를 넘은 이스라엘의 광기와 오만함을 가장 강력한 용어로 규탄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집을 떠난 이스라엘 북부 주민들이 돌아올 수 있을 때까지 새로운 전쟁 단계에서 일련의 공격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이스라엘의 공습에 앞서 헤즈볼라는 이날 로켓 140발로 이스라엘 북부를 공격했다. 헤즈볼라는 전날 레바논 남부를 겨냥한 이스라엘군의 대규모 공습에 대한 보복으로 이날 주요 방공 기지와 기갑여단 본부 등 최소 6곳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군 대변인은 "오후 1시 2분부터 한 시간 동안 레바논에서 약 140발의 로켓이 발사됐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군은 골란고원과 사페드, 어퍼갈릴리 지역에 120발, 메론과 네투아 지역에 또 다른 20발의 로켓이 날아왔다고 밝혔다.
그중 일부는 요격됐으며 여러 지역에 파편 조각이 떨어지면서 발생한 화재를 진화하고 있다고 이스라엘군은 덧붙였다.
전날 헤즈볼라는 수장 하산 나스랄라는 통신 기기 폭발 사건의 배후로 이스라엘을 지목하며 보복을 선언했다.
이스라엘군은 나스랄라의 보복 선언 직후 레바논 남부에서 약 100대의 헤즈볼라 발사대를 폭격하는 등 최근 들어 가장 강도 높게 공습했다.
한편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북부의 안보 상황으로 유엔 총회 참석을 위한 미국 뉴욕 출발 일정을 25일로 하루 늦췄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hyunmin623@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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