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200만명 이상 방문…현재·미래 공존 '차 복합문화공간'
하루 140대 차량 인도도…박물관·본사 건물과 함께 관광단지로
(뮌헨=연합뉴스) 한상용 기자 = 휴일인 22일 오전 10시께 독일 바이에른주 뮌헨에 있는 'BMW 벨트'(Welt·영어로 World).
글로벌 프리미엄 브랜드 BMW 본사 옆에 위치한 BMW 벨트 입구 주변은 독일은 물론 미국과 중국, 브라질 등 세계 각지에서 몰려든 자동차 마니아와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독특한 외관에 BMW의 헤리티지(유산)는 물론 BMW의 현재와 미래를 한 데 담은 복합 자동차 문화 공간으로, 뮌헨을 넘어 독일 최고 인기 관광명소 중 하나로 꼽힌다.
BMW 벨트 가이드인 필립 씨는 "세계 각지에서 연간 200만명 이상이 이곳을 방문한다"며 "독일을 포함해 유럽 각국은 물론 미국과 아시아 고객들도 많이 찾고 있다"고 말했다.
BMW 벨트 1층 약 180m 길이의 널찍한 로비에 들어서자마자 가장 먼저 눈길을 끝 것은 자율주행 로봇이었다.
성인 키보다 조금 작은 이 로봇은 부지런히 로비를 오가며 "웰컴"이라는 음성으로 방문객을 반겼다. 로비 한쪽 카페에서는 로봇 2대가 자동 주문에 따라 커피를 제조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미래 첨단 도시의 건물 안에 들어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출입구 바로 왼쪽에는 BMW의 간판 중형 스포츠유틸리티(SUV) '뉴 X3' 모델이 자리했다. 뉴 X3는 BMW가 7년 만에 내놓은 4세대 완전 변경 모델이다.
그 옆에는 'BMW XM 미스틱 얼루어'가 조명 아래 화려한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올해 프랑스 칸 영화제 의전 차량으로 주목을 받은 이 모델은 영국 슈퍼모델 나오미 캠벨과 협업해 특별 제작된 것이다.
콘셉트카와 함께 전기차 iX 모델, 수소연료전지 시범 운행용 iX5 하이드로젠 모델, 고성능 M 시리즈까지 BMW가 지향하는 '미래'를 볼 수 있었다.
BMW 벨트는 애초 전 세계 차량 출고센터로 이름을 알렸었지만, 현재는 국제모토쇼를 방불케 할 정도로 다양한 차량이 각자의 매력을 발산하고 있었다.
매년 평균 400건이 넘는 외부·자체 이벤트와 볼거리 넘치는 전시로 지금은 연간 수백만명이 찾는 유명 관광명소가 됐다.
'드라이빙의 즐거움'이라는 BMW 특유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급변하는 글로벌 트렌드에 맞게 변화를 거듭했기 때문으로 보였다.
실제 BMW가 인수한 영국의 최고급차 브랜드 롤스로이스의 첫 전기차 스펙터도 이곳에 전시됐고, 미니(MINI) 신형 SUV 모델인 뉴 컨트리맨과 쿠퍼S 3도어 모델도 관람객의 시선을 끌었다.
건물 2층에는 BMW 역사와 궤를 같이해 온 구형과 신형 오토바이들이, 3층에는 레스토랑과 콘서트홀, 쇼핑몰 등 다채로운 문화와 경험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다.
BMW 벨트 2층 전시장과 지하 공간은 '글로벌 차량 출고지' 역할도 수행하고 있었다. 이곳은 출고 직전인 다양한 모델의 차량 300여대를 동시에 수용할 수 있다.
BMW 벨트에서는 하루 평균 120∼140대의 차량이 주인에게 인도된다. 구매자는 보통 BMW 벨트를 구경하고 계약서를 작성한 뒤 자신의 차량에 관한 설명을 듣고 키를 넘겨받는다.
2007년 10월 문을 연 BMW 벨트가 국제적 명성을 쌓은 또 다른 주요 요인은 독창적인 디자인 덕분이다. '특이하게 생겼다'는 인상을 넘어 이 건물은 뮌헨을 대표하는 '예술작품'으로 불린다.
오스트리아 빈 출신의 유명 디자이너 팀 '쿠프 힘멜블라우'가 설계한 BMW 벨트는 전시장과 출고 기능은 물론 디자인까지 충족하면서 뮌헨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우주를 떠다니는 듯한 형상을 한 지붕에는 3천600개의 태양광 전지가 놓였다. 전체 지붕의 면적은 1만6천㎡에 달한다. 축구장 2개 정도를 합쳐놓은 넓이다. 지붕 무게만 3천t에 달한다.
BMW 관계자는 "BMW 벨트는 단순한 브랜드 건축물을 넘어 자동차 문화를 통해 도시 미관과 관광 산업에도 큰 영향을 끼치는 문화적 아이콘이 됐다"고 말했다.
BMW 벨트는 유선형 다리로 연결된 BMW 박물관 옆에 자리 잡고 있었다. 커다란 그릇 형태로 디자인된 BMW 박물관에는 구형과 신형 오토바이뿐 아니라 클래식 차량부터 신차까지 120여대가 전시돼 있었다.
BMW 벨트와 박물관 바로 옆에는 4개 대형 실린더를 형상화와 BMW 본사 건물이 자리했다.
이들 3개 건축물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사실상 '관광 단지'를 이루며 뮌헨의 상징이 됐다.
gogo21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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