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안 불안에 통행 금지령도…한국 대사관 "외출 삼가야"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수력 발전 비중이 매우 높은 남미 에콰도르가 60년만의 최악 가뭄으로 인해 심각한 전력난을 겪고 있다.
에콰도르 에너지광산부는 23일(현지시간) 홈페이지와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최근 이어진 급격한 기후 변화를 고려할 때 향후 며칠간 전력공급 시간을 재설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오는 29일까지 지역별 순환 정전 일정을 발표했다.
당국은 수도 키토와 최대 경제도시 과야킬을 비롯해 전국 곳곳에서 이날부터 주말까지 12시간 안팎의 정전을 예고했다.
과야킬 일부 지역의 경우 28∼29일 사이 하루 최대 15시간 동안 전력 공급이 중단될 예정이라고 당국은 밝혔다.
에콰도르 정부는 앞서 지난주에는 일 최대 정전 시간을 8시간으로 알린 바 있다.
안토니오 곤칼베스 에너지 장관은 "위기에 대처하는 방법은, 현재로선 비와 전력 공급 시간을 기다리는 두 가지밖에 없다"며, 순환 정전 종료 시점에 대해 "오직 신만이 알 수 있다"고 말했다고 현지 일간 엘우니베르소는 보도했다.
전체 에너지원의 75%를 수력발전으로 충당할 정도로 그간 풍부한 수량을 자랑했던 에콰도르는 지난해 연말부터 극심한 물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현지에서는 엘니뇨 기상 패턴과 관련한 가뭄과 고온 현상을 주원인으로 꼽고 있는데, 에콰도르 정부는 이와 관련한 각종 보도자료에서 '60년 만의 최악 가뭄'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이웃 콜롬비아에서 일부 전력을 수입하기도 했지만, 올 초 양국 간 외교적 갈등과 콜롬비아 자국 내 배전 문제 등이 겹치면서 지원 요청도 요원한 상황이다.
에콰도르 주민들은 지난해 말부터 전국 규모의 순환 정전과 단전 사태를 3차례 맞닥뜨리고 있다.
에콰도르 통신사업자협회는 공문을 통해 "순환 정전 중 통신이나 인터넷 서비스는 최대 3시간 안팎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용자들에게 '통신두절'에 대비할 것을 권고했다.
공항과 병원은 자가발전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고 TV방송 에쿠아비사는 전했다.
카르텔 폭력 사태로 치안 비상사태를 유지 중인 지역을 중심으로는 심야 통행금지도 시행된다고 에콰도르 경찰은 전했다.
에콰도르 주재 한국대사관은 안전 공지를 통해 "범죄 다발 시간에 전기까지 들어오지 않을 경우 해당 시간대 범죄 급증이 매우 우려된다"며, 정전 시간에 외출을 삼갈 것을 교민과 관광객 등에게 당부했다.
◇ 긴급 연락처(주에콰도르 한국대사관)
▲ 근무 시간 중 = (+593) 2-352-0874~6
▲ 근무 외 시간 중(당직) = 098-1122-191
▲ 영사콜센터(한국, 24시간) = (+82) 2-3210-0404
※ 에콰도르 현지 통합 긴급전화(ECU 911) : 국번 없이 911 (신고 내용에 따라 경찰서, 병원 응급실, 소방서 등 관련 부서로 자동 연결)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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