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듭되는 학살"…이스라엘 융단폭격에 레바논은 공황상태

입력 2024-09-24 11:38   수정 2024-09-24 13:39

"거듭되는 학살"…이스라엘 융단폭격에 레바논은 공황상태
수만명 북쪽 향해 피란…고속도로엔 차량 행렬·수도 베이루트 곳곳 임시수용소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기자 =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겨냥한 이스라엘의 융단 폭격으로 레바논에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이스라엘과의 무력 충돌을 장기간 경험한 레바논 국민도 공황 상태에 빠질 정도로 전면전 가능성은 고조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레바논 현지는 전쟁을 방불케 하는 혼란 상태다.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은 남부 국경 지역에선 수만 명의 시민들이 북쪽을 향해 피난에 나섰다.
수도 베이루트로 연결되는 고속도로는 가족과 함께 각종 가재도구를 실은 자동차들로 가득 메워졌다.
아직 피난을 떠나지 않은 시민들은 공포에 떨고 있다.
최근 이스라엘군은 레바논인들이 사용하는 휴대전화와 일반전화에 무작위로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당신이 살고 있는 동네에 설치된 테러 관련 시설을 파괴할 예정이다. 당신들을 해치고 싶지 않으니 당장 집을 떠나라'는 아랍어 메시지다.
실제로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남부와 동부 국경의 주요 목표를 향해 융단 폭격에 나섰다.
492명이 사망하고, 부상자 수도 1천645명에 이를 정도로 피해가 컸다.
이스라엘군의 경고 메시지에 집을 버리고 피난길에 오를 레바논인이 얼마나 될지는 미지수다.
이미 레바논 남부 국경의 피난민은 11만 명에 달한다.
생명이 위험한 상황에서 탈출하기 위해 피난길에 오른 시민들이 목적지인 베이루트에 도착한다고 하더라도 불안은 여전하다.
베이루트 곳곳에는 피난민들을 위한 임시 수용소가 설치됐지만, 발을 구르는 피난민이 적지 않다.
픽업트럭에 부인과 4명의 자녀를 태우고 베이루트에 도착한 한 레바논 남성은 "
아이들은 굶주려 있는데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고속도로처럼 베이루트 시내 도로도 움직일 수 없을 정도의 정체가 계속되고 있다.
이스라엘이 지난 17일 무장단체 헤즈볼라가 사용하는 무선호출기 수백 대를 동시에 폭파한 뒤 베이루트 시민들도 전쟁의 공포에 빠진 상태다.
전쟁 발발에 대비하기 위해 보존이 쉬운 통조림 등을 구입하거나, 미리 연료를 사놓으려는 시민들로 각 매장이 가득 찼다.
이제 지상전의 발발을 당연한 수순으로 보는 레바논인도 적지 않다.
레바논 남부 도시 나바티예에서 구급대원으로 일하는 한 남성은 "학살이 벌어진 뒤 또 학살이 거듭되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kom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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