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심장부' 향한 교황…국제정세 혼란속 외교 노력 촉구(종합)

입력 2024-09-27 01:57  

'유럽 심장부' 향한 교황…국제정세 혼란속 외교 노력 촉구(종합)
룩셈부르크·벨기에 순방…"명예로운 타협, 모두의 평화 구축 가능"


(바티칸·브뤼셀=연합뉴스) 신창용 정빛나 특파원 = 프란치스코 교황이 26일(현지시간) 룩셈부르크에 도착해 3박 4일의 순방 일정에 돌입했다.
로이터, AFP 통신에 따르면 교황은 이날 룩셈부르크 대공궁에서 당국자들과 만난 뒤 우크라이나 전쟁이나 중동 위기를 특정하지는 않았으나 안보와 평화를 위한 외교적 노력을 강조했다.
교황은 "입장 차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당국자들이 결연하고 인내심을 갖고 정직한 협상에 관여해야 하는 것이 시급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명예로운 타협은 그 무엇도 훼손하지 않으며 모두를 위한 안보와 평화를 구축할 수 있다"고 말했다.
룩셈부르크가 벨기에와 함께 유럽연합(EU) 기관이 모여 있는 곳이라는 점을 고려해 유럽 지도자들의 외교적 노력을 촉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교황은 앞서 여러 차례 가자지구 전쟁 상황에 안타까움을 표명했으며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평화적 해결을 줄곧 호소해왔다.
교황은 룩셈부르크의 정치·민간 지도자들을 향해서는 "부에는 책임이 뒤따른다는 점을 잊지 말자"면서 "가장 불우한 국가들이 빈곤한 환경에서 일어설 수 있도록 끊임없이 경계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이날 룩셈부르크의 낮은 출산율을 언급하며 "제발 더 많은 아이를 낳으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당일치기로 룩셈부르크를 방문한 교황은 예정된 일정을 소화한 뒤 이날 저녁 벨기에 수도 브뤼셀로 향할 예정이다.
2013년 즉위 이후 항상 어렵고 소외된 지역을 찾았던 프란치스코 교황이기에 나흘 일정의 이번 룩셈부르크, 벨기에 순방은 이례적으로 평가받는다.
룩셈부르크는 유럽 금융과 물류의 관문으로 1인당 국민소득이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나라 가운데 하나다. 벨기에는 EU,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본부 등이 있다.
교황이 지난 2∼13일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오세아니아 4개국을 방문하는 강행군 일정을 소화한 데다 23일에는 독감에 걸려 알현 일정을 취소하면서 건강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교황은 이날 룩셈부르크로 향하는 전용기에서는 기내 통로를 따라 걸으며 취재진과 개별 인사를 하던 관례를 건너뛰었다. 이에 대해 마테오 브루니 교황청 대변인은 건강 상태를 반영한 게 아니라 비행시간이 짧고 기내 통로가 하나인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브루니 대변인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교황이 최근의 긴장된 국제정세와 관련해 유럽의 심장부에서 메시지를 전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이 메시지에 유럽이 전 세계의 평화와 연대를 위해 어떻게 역할 해야 하는지에 대한 당부가 담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교황은 그동안 해외 사목 방문에서와 마찬가지로 룩셈부르크와 벨기에 방문 중에도 정부 고위 관계자와 지역교회 구성원들을 만난다.
벨기에 방문의 주요 목적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가톨릭대학인 루뱅대 설립 6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서다. 1425년에 설립된 루뱅대는 2024-2025년 학기에 600주년을 맞는다.
교황은 또한 벨기에에서 성직자들에게 성적 학대를 받은 15명의 피해자를 비공개로 만날 예정이다.
교회 보고서에 따르면 벨기에에서는 2012년 이후 가톨릭교회와 관련해 700건 이상의 불만과 학대 신고가 접수됐다.
벨기에에 사흘간 머무는 교황은 29일 야외 미사를 끝으로 나흘간의 순방 일정을 마무리하고 귀국한다.
벨기에 전체 인구는 약 1천200만명이며, 이 가운데 가톨릭 신자는 57%를 차지한다. 룩셈부르크는 전체 인구가 65만4천명인 소국으로 이중 약 41%가 가톨릭 신자다.
changy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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