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코리아 소비재사업부 총괄 인터뷰…"반려동물 사업도 주목"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기자 = "디즈니 상품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미키마우스 인형을 떠올리지만 디즈니의 비즈니스 모델은 매우 유연해요. 고객과 많은 접점을 갖기 위해서죠."
27일 서울 강남 디즈니코리아 본사 사무실에서 만난 질 첸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소비재 사업부 총괄은 소비재 사업의 주요 카테고리를 묻자 이같이 답했다.
디즈니의 소비재 사업은 디즈니 캐릭터, 스토리 등 지식재산(IP)을 활용한 제품을 선보이는 것으로 현재 300여개의 한국 파트너사와 제품 라이선스 사업 및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
디즈니는 어린이를 타깃으로 한 미키마우스나 인어공주 등의 캐릭터가 유명하지만, 마블, 스타워즈, 픽사, 20세기 스튜디오, 내셔널지오그래픽 등 각기 다른 정체성을 가진 브랜드도 있다.
질 첸 총괄은 "소비재 사업은 소비자가 어디에 있든 무엇을 하든 디즈니를 경험하게 하는 것"이라며 "디즈니에는 엄마 뱃속에서 무덤까지'(From womb to tomb)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한 사람의 일대기에 함께할 수 있는 브랜드"라고 자부했다.
실제 디즈니 상품은 완구는 물론 의류, 도서, 게임, 식품 등 일상 곳곳에 깔려있다.
지난 6월 개봉한 '인사이드 아웃2'의 경우 서울우유와 협업한 우유, 편의점 CU가 판매한 교통카드, 닥터지의 한정판 화장품, 기아 자동차의 캠페인 영상, 갤럭시버즈2 프로의 케이스 등 다양한 카테고리에서 관련 상품이 쏟아졌다.
특히 한국에서는 패션 분야의 비중이 높다.
질 첸 총괄은 "세계적으로는 장난감이 (소비재 사업 비중) 1위지만 한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건 장난감이 아닌 패션"이라며 "내셔널지오그래픽 어패럴이 큰 성공을 거뒀고 아가방, 송지오 등의 브랜드와도 협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내셔널지오그래픽 어패럴은 국내 의류기업 더네이처홀딩스가 2013년 디즈니코리아와 네셔널지오그래픽에 대한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출시한 아웃도어 브랜드로 한국과 아태지역에 300개 이상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내셔널지오그래픽이 해외로 진출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아시아 주요 도시 거점에서 소비재 사업을 하는 디즈니의 덕이 컸다. 현지 유통사와 연계는 물론 각 국가의 소비자 특성이나 문화·지리적 특수성에 대한 이해가 사업 확장의 물꼬를 텄다고 디즈니 측은 전했다.
질 첸 총괄은 "K-패션은 물론 K-뷰티 성장이 굉장히 빠르다"며 "한국 파트너사와 협력하지만 절대 한국 소비자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은 아니고 아태지역과 전 세계에 제품을 내놓고 있다"고 자부했다.
이어 "뷰티 상품은 한국의 크리에이터가 만든 콘텐츠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동남아시아뿐 아니라 미국, 유럽에서도 반응이 좋다"고 전했다.
대표적으로 화장품 브랜드 닥터지와 협업한 상품은 일본, 중국, 싱가포르 등 아시아는 물론 영국, 프랑스, 호주, 뉴질랜드 등에 진출했고, 메디힐 협업 상품 역시 미국, 중국, 일본, 대만에서 판매되고 있다.
질 첸 총괄은 한국 파트너사들의 역량에도 엄지를 치켜들었다.
그는 "한국에 처음 왔을 때 시장 경쟁이 너무 치열해서 놀랐다"며 "디즈니의 파트너사를 보면 그 경쟁에서 살아남은 1위 업체들이 많은데 디자인이나 제품의 질이 정말 뛰어나고 인력도 훌륭하다"고 칭찬했다.
이어 "한국은 역동적이어서 트렌드가 몇 달을 못 가고 바뀌는데 파트너사들은 그런 새로운 트렌드를 주도면밀하게 분석하고 빠르게 대응한다"며 "이런 역량이 결국 오늘날의 K-패션, K-뷰티를 성공시킨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트렌드를 이끌고 주도하는 시장"이라며 "한국에서 성공했다면 세계적으로도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 디즈니는 한국의 반려동물 관련 사업에도 주목하고 있다. 다음 달에는 '캣츠&독스' 캠페인을 통해 다양한 반려동물 제품을 소비자들에게 소개할 예정이다.
질 첸 총괄은 "디즈니는 3∼5년 이내에 국경을 넘나드는 '크로스보더'(Cross border) 전략을 실행할 계획인데 소비자들의 수요나 제품의 파워 등을 보면 한국이 여기에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한국 파트너사들이 글로벌로 진출할 수 있는 연결고리로서 역할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ae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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