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출마한 2019년엔 '2035년까지 신차 100% 무공해 차량' 주장
트럼프의 '전기차 공세'에 수비로 전환…"전기차 의무화 아니다"
(워싱턴=연합뉴스) 김동현 특파원 =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경합주 자동차산업 노동자의 표심을 고려해 과거처럼 전기차 확대를 적극적으로 주장하지는 않는다고 미국 언론이 평가했다.
2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은 대선에 처음 출마한 2019년에는 모든 신규 자동차를 2035년까지 무공해 차량으로 만들기 위해 배출가스 기준을 대폭 강화하는 정책을 지지했다.
그러나 이번 대선에서는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 수요가 침체한 데다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현 정부의 전기차 정책을 맹비난하는 상황이라 해리스 부통령이 과거 입장과 조용히 거리를 두고 있다고 WSJ는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해리스 행정부가 기후변화 대응과 전기차 확대를 위해 시행한 자동차 배출가스 기준 강화를 '전기차 의무화'라고 비난해왔다.
또 전기차를 엘리트를 위한 자동차로 규정하고, 중국이 미국 자동차산업을 장악할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그는 지난 17일 미시간주 플린트에서도 "여러분은 한때 자동차 분야에서 세계의 수도였지만 오늘은 잊혔다"라며 현 정부의 전기차 정책을 비판했다.
이처럼 이번 대선에서 전기차 정책이 전면으로 부상한 이유는 대선 승패를 좌우할 경합주 중 하나인 미시간주가 자동차산업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그간 자동차산업 노동자들은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급격히 전환하는 과정에서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해왔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차보다 부품이 적게 들어가고 제조하는 데 필요한 노동자도 적기 때문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해리스 부통령이 미시간에서 약간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여전히 박빙 승부가 예상돼 어느 후보도 자동차 노동자를 소홀히 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세에 해리스 부통령 측은 해리스 부통령이 전기차 의무화를 지지하지 않는다고 해명한다.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전기차 때리기'가 전기차 산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을 소외시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민주당 소속인 앤디 쇼어 미시간주 랜싱시장은 "랜싱 주민들은 전기차가 우리 경제에 엄청나게 중요해지리라는 것을 알고 있으며 그(트럼프)가 전기차를 죽이려 한다면 그는 우리 경제를 죽이려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WSJ는 해리스 부통령이 2019년에 더 강력한 자동차 배출가스 기준을 주장한 이유는 그녀가 상원의원으로 있던 캘리포니아주의 정치 상황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캘리포니아는 전국에서 가장 엄격한 배출가스 기준을 도입하며 무공해 차량 확대를 추진해왔다.
그러나 현재 전기차는 판매 성장세가 주춤하고 있다.
전기차가 전체 판매 차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3년 7.4%에서 2024년 1∼8월 7.8%로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이에 일부 자동차 제조사는 신규 모델 출시와 투자를 늦추는 등 전기차 확대 계획을 축소하고 있다.
blueke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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