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프랑스 극우 정당 국민연합(RN) 실질적 지도자 마린 르펜 의원이 30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 자금 유용 혐의로 법정에 섰다고 로이터·AP 통신이 보도했다.
르펜 의원은 2004∼2016년 유럽의회 활동을 위해 배정된 자금을 당 보좌진 급여 지급 등에 전용한 혐의로 당 관계자 24명과 함께 지난해 기소됐다.
유럽의회 측은 피해 규모를 350만유로(약 51억5천만원)로 추산하고 있으나 르펜 의원 측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르펜 의원은 이날 법원에 들어서면서 "재판에 침착하게 임하고 있으며 이번 재판으로 법규 위반이 없었다는 점을 보여주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그의 혐의가 유죄로 인정될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과 100만유로(14억7천만원)의 벌금이 선고될 수 있다. 최대 5년간 피선거권, 최대 10년간 피임용권이 박탈된다.
선고 결과에 따라 르펜이 2027년 프랑스 대선에 도전하려는 계획도 무산될 수 있다.
그는 극우 정치인으로는 처음으로 2017년과 지난해 프랑스 대선에서 결선에 두 번 연속 진출해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경쟁했다.
RN을 비롯한 극우 진영은 지난 조기총선 1차 투표에서 1위를 할 만큼 프랑스에서 세력을 넓혔다.
그가 무죄 선고를 받아 거의 10년간 이어진 혐의를 벗으면 2027년 대선에 오히려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유럽 싱크탱크 유로인텔리전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재판 과정에서 힘과 지지를 결집했다"며 "이번 사건이 '유럽 이익 대 프랑스 국익' 구도로 흘러가면서 르펜의 지지 기반이 올라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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