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진정호 연합인포맥스 특파원 = 뉴욕유가가 강세를 이어갔다. 이란과 이스라엘 간 무력 충돌이 일단 중단됐으나 이스라엘이 이란의 석유 시설을 타격할 수 있다는 관측에 매수 우위 흐름이 유지됐다.
2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0.27달러(0.39%) 오른 배럴당 70.1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12월 인도분 가격은 전장 대비 0.34달러(0.46%) 상승한 배럴당 73.90달러에 마감했다.
이란이 이스라엘을 겨냥해 180여발의 탄도 미사일을 퍼부으면서 전날 WTI 가격은 장 중 5% 이상 급등하기도 했다.
이후 이스라엘이 보복하지 않는다면 추가 공격은 없을 것이라고 이란이 선언하면서 오름폭이 줄었지만, 강세 흐름은 이날도 이어졌다. 이스라엘이 재보복하겠다고 선언하면서 군사적 긴장이 여전히 시장을 짓눌렀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의 목표물이 무엇인지를 두고 여러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이란의 산유 시설이 유력하게 여겨지고 있다.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 시설을 노릴 수도 있지만 해당 시설들은 파괴하기 어렵고 이란의 더욱 강력한 반격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은퇴한 미국 육군 대령 잭 제이콥스는 미국 CNBC에 출연해 "지금 (이스라엘 내에서) 실제 논의되고 있는 것은 석유 시설에 대한 공격일 가능성이 크다"며 "이란 핵 시설은 건물들이 단단해서 파괴하기 어렵고 공격받으면 이란은 더 큰 탄도 미사일로 반격할 수 있는데 그러면 방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인 이란은 하루 300만 배럴 이상의 석유를 생산하고 있다. 5년래 최고치다.
RBC캐피털마켓츠는 전날 투자 노트에서 "미국 정보 당국은 과거에 이란의 카르그섬 석유 터미널이 잠재적으로 위험하다는 점을 부각한 바 있다"고 전했다.
파이퍼샌들러는 이날 투자 노트에서 "이스라엘이 보복한다면 이란의 석유 시설이 포함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이란의 석유 생산 능력을 떨어트리거나 페르시아만의 석유 및 가스 운송선을 공격하는 방법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래피디언에너지의 밥 맥널리 대표는 이번 공격이 석유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이란의 공격이 닿은 범위와 피해 정도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란은 현재 하루 약 180만 배럴의 석유를 수출하고 있다"며 "수출이 막히면 유가는 배럴당 최소 5달러는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맥널리는 이스라엘이 페르시아만에서 생산되고 유통되는 1천300만 배럴의 원유와 500만 배럴의 제품을 위협할 수 있다며 그 규모가 확대되면 유가가 배럴당 10달러 이상 오를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골드만삭스의 율리아 제스트코바 그릭스비 분석가는 "전 세계적으로 원유 생산 여력은 여전히 높고 실제로 생산이 중단되는 경우도 제한적이라는 사실을 고려하면 지정학적 위험 프리미엄은 적정 수준으로 유지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미국의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달 27일로 끝난 일주일간 미국의 상업용 원유 재고는 390만배럴이나 급증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 150만배럴 감소를 대폭 웃도는 재고량이다.
jh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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