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총리가 "공기 사는데 돈 내는 건 불공정" 비판한 이유는

입력 2024-10-03 12:51  

호주 총리가 "공기 사는데 돈 내는 건 불공정" 비판한 이유는
대형마트 '가격 유지·용량 축소' 슈링크플레이션 꼼수↑…정부, 단속 강화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호주 대형마트에서 가격은 그대로지만 용량을 줄이는 일명 '슈링크플레이션'(Shrinkflation) 현상이 늘어나자 정부가 나서서 무게나 부피별로 상품 가격을 비교할 수 있도록 단위 가격 표시제를 강화하기로 했다.
3일(현지시간) 호주 AAP 통신 등에 따르면 최근 소비자단체 초이스는 호주 내 대표적인 대형 마트인 울워스, 콜스 등에서 판매하는 자체 브랜드(PB) 제품을 중심으로 가격은 그대로 두고 용량을 줄이는 '꼼수 가격 인상' 현상이 늘어나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에 호주 정부는 대형마트들과 협의해 용량 측정 단위를 통일하고, 단위 당 가격을 표시하며 이를 알아보기 쉽게 가독성을 높이는 방안을 내놓기로 했다. 이를 어길 경우 대규모 벌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이에 두 대형 마트는 포장 크기 변경은 공급업체의 요청에 따른 것이며 이런 변경으로 인해 이익을 얻은 것은 없다고 항변했다.
하지만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성명을 통해 "더 강력한 가격 표시제와 새로운 벌칙을 통해 '슈링크플레이션'에 대처하는 것은 호주인들에게 더 나은 거래를 제공하기 위한 계획의 하나"라며 "소비자들은 공정한 가격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앨버니지 총리는 또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고객들이 (제품이 아닌) 공기를 더 사는 데 돈을 내게 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최근 호주에서는 고물가 현상이 계속되자 호주 정부는 유통업체 때리기에 나서고 있다.
호주경쟁소비자위원회(ACCC)는 지난달 울워스와 콜스가 가격 할인 행사를 한다면서 기존 가격보다 높은 가격을 매기는 방식으로 소비자를 속였다며 수백억 원에 달하는 벌금을 부과해 달라고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한편, 호주 정부는 또 대형마트들이 경쟁자 진입을 막기 위해 마트가 들어선 곳 인근 부지를 미리 선점하는 방식의 토지 비축 관행을 금지하도록 주 정부와 토지 개발법을 개정하기로 했다.
laecorp@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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