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영 공동 군사기지는 99년간 영국 권한 유지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영국이 인도양 한가운데 있는 차고스 제도의 주권을 모리셔스에 이양하기로 했다.
영국 외무부는 3일(현지시간) 모리셔스가 차고스 제도의 주권을 가지되 영국과 미국의 군사기지가 있는 디에고 가르시아에 대한 모리셔스의 주권을 영국이 행사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영국이 영국령인도양지역(British Indian Ocean Territory)으로 부르는 차고스 제도는 아프리카와 남아시아 사이 인도양에 있는 60여 개 섬으로 이뤄진 군도다.
영국이 1965년 식민지였던 모리셔스에서 차고스 제도를 분리해 1968년 모리셔스가 독립하고 나서도 차고스 제도는 영국령으로 남았다.
군도 중 가장 큰 섬인 디에고 가르시아엔 미국과 영국의 공동 군사기지가 있다.
미국은 1970년대 이 섬에 설치한 해군 기지를 동아프리카와 중동, 남아시아를 아우르는 안보 작전의 중요한 기지로 여긴다.
BBC 방송에 따르면 영국은 이번 합의로 최소 99년간의 군사 기지 운영권을 확보했다.
영국은 새로운 파트너십을 체결해 모리셔스에 기간시설 투자 등 재정을 지원하며 모리셔스는 디에고 가르시아를 제외한 차고스 제도의 주민 재정착 프로그램을 시행할 예정이다.
모리셔스는 영국의 '마지막 아프리카 식민지'로 불리는 차고스 제도를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며 꾸준히 반환을 요구했다.
2019년 국제사법재판소(ICJ)는 영국이 차고스 제도에 대한 지배권을 포기해야 한다고 판결했고 유엔 총회에서도 영국이 모리셔스에 차고스 제도 주권을 반환할 것을 촉구하는 구속력 없는 결의안이 통과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서 반환을 환영하면서 "디에고 가르시아의 미영 합동 군사 시설은 국가, 지역, 세계 안보에 중대한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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