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하원에 불치병 환자 조력사망 법안 발의 예정

입력 2024-10-04 23:54  

영국 하원에 불치병 환자 조력사망 법안 발의 예정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영국 하원에서 불치병 환자의 조력 사망을 허용하는 법안이 발의를 앞두고 있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여당 노동당의 킴 리드비터 하원의원은 치료가 불가능한 상태의 성인이 의학적 도움으로 죽음을 맞을 수 있도록 허용하는 법안을 오는 16일 하원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내 원내 토론과 표결이 치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2015년 비슷한 법안은 부결됐다.
조력 사망은 치료 가능성이 없는 환자가 직접 약물 투여 등 방법으로 스스로 죽음을 맞는 것으로, 의료인의 약물 처방을 하되 환자가 직접 이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안락사와 구분된다. 발의될 법안은 잉글랜드와 웨일스에 해당된다.
영국 현행법상으론 자살을 돕는 행위는 14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
스코틀랜드에서는 따로 조력 사망 법안이 발의돼 스코틀랜드 의회에서 논의 중이다.
리드비터 의원은 "적절한 보호조치가 갖춰지면 이미 죽어가고 있고 결정을 내릴 만큼 정신이 온전한 사람이 덜 고통스럽고 짧은 죽음에 대한 선택권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조력 사망이 허용된다면 불치병 환자가 가족에게 짐이 될까 봐 죽음에 대한 압박감을 느끼게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많다.
노동당 의원 제임스 프리스 의원은 엑스(X·옛 트위터)에 "이 법안이 강압이나 의심을 둘러싼 우려를 어떻게 다룰지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며 "오늘 표결이라면 조력 사망에 반대표를 던질 것"이라고 말했다.
키어 스타머 총리는 앞서 조력 사망 문제에 대해서는 당론을 정하지 않고 각 의원이 자유롭게 투표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cheror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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