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성표 197표 그쳐 정족수에 크게 못 미쳐…좌파 정당들만 찬성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프랑스 미셸 바르니에 정부가 의회의 첫 번째 불신임 문턱을 넘었다.
프랑스 하원은 8일(현지시간) 좌파 정당들이 제출한 바르니에 정부 불신임안을 표결에 부쳤으나 전체 577명 중 197명만 찬성해 부결됐다.
현재 좌파 정당 연합체인 신민중전선(NFP) 소속 의원이 193명인 점을 고려하면 NFP 소속 외에 불신임안에 찬성한 다른 정당은 사실상 전무한 셈이다.
하원에서 내각 불신임안을 통과시키려면 과반(289명)수의 찬성표를 얻어야 한다.
앞서 NFP는 지난 4일 하원에 바르니에 정부에 대한 불신임안을 제출했다.
이들은 불신임안에서 "이 정부의 존재는 그 구성과 방향에서 지난 총선 결과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지난 6월 말과 7월 초 치러진 조기 총선에서 NFP가 1위를 했음에도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우파 공화당 출신인 바르니에 총리를 정부 수반으로 임명했다.
이후 바르니에 총리는 마크롱 대통령 소속의 집권 여당을 비롯한 우파 인사들 중심으로 새 내각을 꾸려 지난 1일 의회에서 일반 정책 연설을 했다.
좌파 정당들은 이날 표결에 앞선 토론에서도 바르니에 정부의 정당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올리비에 포르 사회당 대표는 NFP 출신이 아닌 우파 총리가 임명된 건 "선거 강탈"이라며 "민주주의를 납치한 이번 폭력을 무시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시리엘 샤틀랭 녹색당 원내대표는 바르니에 정부가 극우 정당 국민연합(RN)의 도움으로 유지되고 있다는 점을 꼬집으며 중도 진영인 범여권 인사들에게 불신임안에 찬성표를 던지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범여권을 비롯해 의회 내 야당에 속하는 극우 정당 국민연합(RN)의 동조를 받진 못했다.
RN의 경우 그간 향후 정부의 구체적인 행보를 보고 불신임 여부를 판단하겠다며 이날은 투표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이날 토론에서도 RN 소속 기욤 비고 의원은 "우리는 불신임안에 투표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면서도 "하지만 오늘은 투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고 의원은 지난 1일 정부의 정책 연설 내용에 대해 "매우 설득력 있는 것도 없지만 그렇다고 매우 충격적인 것도 없다"며 "단순히 정부를 비난하기 위한 불신임안은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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