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 "경미한 규칙 위반도 단속"…"범죄 없어도 사람들 체포 이유 찾아" 주장도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중국 구금시설들이 당국의 체포 건수 급증으로 수용자로 넘쳐나고 있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RFA는 지난 7월29일 중국 최고인민검찰원 공식 홈페이지에 오른 글을 인용, 올해 상반기 중국 검찰이 용의자 36만7천명 공식 체포를 허가했으며 이는 전년 동기보다 18.5% 증가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같은 기간 중국 전역에서 76만1천명이 기소됐는데, 이는 전년 동기보다 6.8% 늘어난 것이라고 덧붙였다.
RFA는 이런 숫자에는 경찰 조사를 기다리면서 형사 구금에 처한 이들, 지정된 장소에서 거주지 감시를 받거나 행정 구금 상태에 있는 이들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변호사 왕루이가 소셜미디어 영상을 통해 형사 소송이 급증하면서 구금시설이 과밀화됐고, 당국이 새로 체포한 이들을 수용하기 위한 새로운 시설을 짓게 됐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왕 변호사는 "며칠 전 의뢰인을 만났는데 12명이 정원인 (구금시설) 한 방에 20명 넘게 들어와 있다고 말했다. 일부는 바닥에서 잠을 자야 했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허난성 쑨모 변호사도 RFA에 "(구금시설) 한 방에 보통 12∼14명을 수용하는데 지금은 그 숫자가 20명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RFA는 "중국 공안부의 지난 1월 통계에 따르면 중국에는 2천300여개 구금시설이 있으며 일반적으로 조사와 재판, 항소를 기다리는 사람들을 수용한다"고 전했다.
이어 "변호사들은 체포 규모 급증은 소상공인의 계좌 비리 같은 경미한 규칙 위반 사례, 관리들의 잘못에 대해 민원을 제기한 일반인 등에 대한 전국적인 단속 탓이라고 말한다"고 덧붙였다.
쑨 변호사는 "그들은 범죄가 발생하지 않았음에도 사람들을 체포하기 위한 이유를 찾고 있으며 그것이 현재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또다른 변호사 왕쿠이는 소셜미디어에 올린 영상에서 "과거에는 관리들이 여러 문제를 모른 척 했지만 지금은 아니다"라며 "예를 들어 작은 사업장을 운영하면서 서류작업을 제대로 완성하지 않으면 불법 사업 운영으로 기소될 수 있다"고 말했다.이어 "경미한 범죄에 대해 갈수록 중형이 선고되고 있는 것이 분명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변호사들은 또한 중국 경제 둔화 속 개인과 기업의 부채와 각종 부담이 증가한 가운데 피라미드 사기, 자금 세탁 같은 범죄가 만연하고 있다고도 했다.
후난성 주저우시에서 경찰서 부서장을 지낸 궈민은 RFA에 "구금 시설, 감옥 확장은 아마도 중앙정부 지도 아래 몇 년 전에 시작했다"며 "정부가 오랫동안 현재 상황을 예상하며 그에 맞게 준비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RFA는 아울러 "최고인민검찰원 글에 따르면 법 집행기관들은 현재 '완고한 대만 독립분자들'을 겨냥하고 있다"면서 다만 관련 수치는 제공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중국은 독립 성향 라이칭더 총통이 지난 5월 취임하자 6월에 분리독립을 시도하거나 선동하는 '완고한 대만 독립분자'에 최고 사형까지 처할 수 있도록 하는 형사 처벌 관련 지침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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