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한은 기준금리 인하…부동산·금융 동향 계속 주시해야

입력 2024-10-11 15:17  

[연합시론] 한은 기준금리 인하…부동산·금융 동향 계속 주시해야


(서울=연합뉴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1일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현재 3.50%인 기준금리를 3.25%로 0.25% 포인트 인하했다. 2021년 8월 0.25% 포인트 인상 이후 지속해 온 통화 긴축 기조가 마무리되고 완화 시작을 알리는 3년 2개월 만의 피벗(통화정책 전환)이라는 평가다. 금리인하 조치 자체는 2020년 5월 이후 4년 5개월 만이다. 한은이 38개월간의 긴축 시대를 마감한 것은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경기 악영향이 크게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고금리와 물가에 억눌려온 민간 소비·투자 등 내수에 숨통을 트는 일이 시급하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지난 2분기 국내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1분기보다 0.2% 뒷걸음쳤다. 분기 기준 역성장은 2022년 4분기(-0.5%) 이후 1년 6개월 만이었다. 특히 민간 소비가 0.2% 줄고 설비와 건설 투자도 각 1.2%와 1.7% 감소했다. '2% 소비자물가 상승률' 목표치도 가시화하면서 인플레이션 부담도 줄었다. 9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작년 동기에 비해 1.6% 올라 2021년 3월(1.9%) 이후 3년 6개월 만의 1%대 상승률을 나타냈다. 여기에다 역대 최대폭(2.00% 포인트)으로 벌어졌던 미국과의 금리차가 지난달 미 연준의 빅컷(0.50% 포인트 기준금리 인하)으로 1.50% 포인트 축소되면서 기준금리 인하 여력이 생겼다.

가계 대출과 수도권 집값이 진정 양상을 보인 점도 기준금리 인하의 배경이 됐다. 9월 말 기준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30조9천671억원으로, 8월 말(725조3천642억원)보다 5조원가량 증가했는데 이는 월간 최대 기록이었던 8월(+9조6천259억원)보다 증가 폭이 4조원가량 줄어든 것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9월 넷째 주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보다 0.12% 올랐는데 상승률이 8월 둘째 주(0.32%) 5년 11개월 만에 최고를 기록한 뒤 점차 낮아지고 있다. 다만 이런 둔화 양상이 추세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고 속단하기엔 아직 일러 보인다. 기준금리 인하 기조로 집값 상승세나 가계부채 증가세가 다시 불붙을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점은 주시해야 할 대목이다. 언제든 금융·부동산 시장에서의 과열 양상이 재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당분간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할 여력이 있다"고 언급하면서도, 다만 인하 속도에 대해선 "금융안정 상황을 보면서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금리 인하가 초래할 수 있다는 부작용을 최소화해야 하는 과제가 남았다. 중동지역 분쟁 격화에 따른 국제유가 변동 가능성 등 물가 불안 요인도 여전히 간과할 수 없다. 향후 미 기준금리 조정 동향도 점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글로벌 경기와 내수 회복 속도 등도 감안한, 보다 신축적인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물가와 성장 추이, 금융시장의 동향 등 다양한 변수들을 지속 주시하고 대응해야 한다.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