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 입점 식음료 브랜드 매출 증가세…"시성비·편의성 반영"
(서울=연합뉴스) 전성훈 기자 = 최근 고물가 여파로 집밥 수요가 늘면서 대형마트 식품 매출이 호황을 보이면서 마트 내 식당가도 붐비는 손님으로 함박 웃음을 짓고 있다.
집밥 식재료도 구매하고 외식으로 끼니도 해결하는 '잡식성 소비'가 이미 대형마트에서는 보편화된 모양새다.
14일 이마트에 따르면 올해 1∼8월 매장 내 패밀리 레스토랑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 증가했다. 전문 식당도 매출이 16% 늘었다.
가족 단위 고객이 많이 찾는 대형마트 특성상 아웃백이나 애슐리퀸즈, 빕스 등의 패밀리 레스토랑 인기가 높았다.
해당 기간 이마트에 입점한 패션이나 화장품 등의 비식품 매장 매출이 1% 감소한 것과 눈에 띄게 대비된다.
홈플러스(2월 결산법인)에 입점한 식음료 매장도 올해 3∼8월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 늘었다.
특히 식품 중심으로 리뉴얼(재단장)한 '메가푸드마켓' 점포의 식음료 매장 매출은 두 배로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일례로 홈플러스 메가푸드마켓 강동점의 식음료 매장 매출은 지난해 12월 입점한 패밀리 레스토랑 '쿠우쿠우'의 인기에 힘입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9월까지 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220% 급증했다.
롯데마트의 경우 올해 1∼8월 식음료 매장 매출이 5%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이처럼 대형마트에 입점한 식음료 매장이 잘 나가는 배경으로 역설적으로 대형마트 식품 부문의 인기를 꼽는다.
집밥 식재료를 사러 대형마트를 찾는 가족 단위 고객이 늘어난 것과 비례해 마트 내 식음료 매장을 찾는 고객도 많아졌다는 것이다. 식음료 매장 유형 중에서도 패밀리 레스토랑에 유독 손님이 많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집밥이 인기라는 시대 흐름과 다소 상충하는 것 같지만 장도 보고 한 끼 식사도 해결하는 '일석이조' 고객이 의외로 많다"고 말했다.
다른 대형마트 관계자는 "'시성비'(시간 대비 만족도)와 편의성을 추구하는 쇼핑·외식 트렌드가 반영된 것으로 본다"고 짚었다.
대형마트들이 올해 들어 매장 리뉴얼을 통해 상권 특성에 맞는 외부 식음료 브랜드 임대 매장 면적과 구성을 대폭 강화한 효과도 있는 것으로 업계는 분석한다.
현재 대형마트별로 운영 중인 외부 식음료 브랜드 매장 비중은 전체 임대 매장의 20∼35% 수준이며, 그 비중은 해마다 높아지는 추세다.
롯데마트의 경우 매년 새로 입점하는 식음료 업체가 5%씩 증가하고 있다.
대형마트 입장에선 인기 식음료 매장 유치가 시대 흐름에 맞는 전략적 선택이라고 업계는 입을 모은다. 고객 유치는 물론 전반적인 매출 개선에도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한편에서는 대형마트 내 식음료 매장의 인기를 두고 '옴니보어'(Omnivores) 트렌드가 이미 발현된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가 내년도 소비 트렌드 가운데 하나로 꼽은 옴니보어는 '잡식성'(雜食性)이라는 의미에서 파생해 '여러 분야에 관심을 갖는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를 차용한 옴니보어 소비자는 잡식성 소비를 추구하거나 그런 취향을 가진 이들로 볼 수 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집밥 식재료를 구매하는 대표적인 쇼핑 채널에서 외식 수요까지 높다는 점에서 대형마트가 옴니보어 트렌드를 엿보기에 적합한 장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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