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찰스 3세 영국 국왕의 호주 방문을 앞두고 호주에서 공화제 전환을 둘러싼 논쟁이 다시 불거졌다고 일간 가디언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군주제 폐지 운동을 벌여온 호주공화운동(ARM)의 네이선 핸스퍼드 공동의장은 "국가원수와 관련해 무엇을 할지는 호주에 달린 문제"라며 "이번에 국왕의 방문하는 때가 이에 대해 생각해보기에 좋은 시기"라고 주장했다.
ARM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군주제를 지지하는 호주인은 8%에 불과하며 60%는 호주인을 국가원수로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찰스 3세는 부인 커밀라 왕비와 함께 18일부터 엿새간 국왕 즉위 후 처음으로 호주 시드니와 캔버라를 방문한다.
헌법상 호주의 국가원수는 영국 국왕이며 총리의 제청에 의해 영국 국왕이 임명하는 총독이 국왕을 대신해 국가원수 기능을 수행한다.
핸스퍼드 의장은 "호주는 수만년 토착 문화가 있는 긴 역사의 나라"라며 "1999년 국민투표 이후 진정한 다문화 공동체가 성장해 왔다"고 강조했다.
앞서 호주는 1999년 공화제 전환 찬반 국민투표를 했는데 54.9% 반대로 부결됐다.
반면, 군주제 옹호 단체인 호주군주제동맹(AML)의 필립 벤웰 의장은 "우리 헌법은 안정성을 제공한다"며 "우리 헌법은 정치인들이 절대적 권력을 갖는 것을 차단해 민주주의를 가장 잘 보호한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논쟁은 버킹엄궁이 지난 3월 ARM에 보낸 서한이 전날 가디언과 BBC 방송 등 영국 언론에 보도되면서 재조명됐다.
이 서한은 ARM이 지난해 말 찰스 3세에게 보낸 서한에 대한 답신이다. 당시 ARM은 찰스 3세에게 호주 방문 기간 면담과 호주 공화제 전환에 대한 지지를 요청했다.
국왕 비서는 이 서한에서 찰스 3세로부터 ARM에 답변하도록 지시받았다면서 "헌법상 군주인 국왕은 각료들의 조언에 따라 행동하므로 호주가 공화국이 되는 것은 호주 국민이 결정할 문제"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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