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중대사 "시진핑 내년 방한 가능성 커…북중관계 미묘한 징후"(종합)

입력 2024-10-16 15:09  

주중대사 "시진핑 내년 방한 가능성 커…북중관계 미묘한 징후"(종합)
베이징 국감 답변…'中인사 면담 부족' 지적엔 "면담 요청했지만 답 못받아"
재중 한국 기업인 상대 '파티 끝났다' 발언 논란엔 "애정 담긴 이야기였다"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정재호 주중대사는 16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내년 경주에서 열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방한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정 대사는 이날 오전 베이징 주중대사관에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시진핑 주석이 2022년 11월 윤석열 대통령과 만났을 때 코로나가 끝나면 방한 검토하겠다고 말했고, 작년 9월 한덕수 국무총리를 만나서도 비슷한 말을 했다"며 "아직 명확히 된 것은 없지만 시 주석이 주로 APEC에는 참여해왔기 때문에 내년 경주에서 열릴 APEC이 (방한의)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 주석의) 내년 방한 디딤돌 측면에서 윤 대통령이 중국에 가는 것도 좋은 방안이라고 본다"는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의 지적에는 "중국 측 약속이 먼저 지켜지는 게 적절한 것 같다"고 답했다.
정 대사는 최근 '미묘한 변화'가 관측된 북중 관계 관련, 국민의힘 김건 의원 질의에는 "미묘한 징후가 보이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지난 70여년 중북 관계를 돌아보면 매우 악화했다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돌아가기도 했기 때문에 이번에도 섣부른 판단은 내리지 않으려고 한다"고 했다.
또 "지금 한반도 긴장이 조성되는 상황인데 여기에 대해 중국 정부와 의견을 나눈 적 있나"라는 질문에는 "저뿐만 아니라 각급에서 기회가 있을 때마다 북한의 도발과 중북 관계를 포함한 다양한 한반도 이슈에 대해 긴밀하게 이야기해나가고 있다"며 "다만 중국은 기본 원칙을 중심으로 이야기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4일 신임 주중대사로 김대기 전 대통령실 비서실장을 내정함에 따라 정 대사는 조만간 대사직에서 물러나 서울대 교수로 복귀한다.
이에 국감에선 지난 2년여 간 정 대사의 직무 수행과 논란 등에 관한 질의도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 홍기원 의원은 정 대사가 중국 거시경제 총괄 부처인 국가발전개혁위원회나 통상 업무를 담당하는 상무부, 문화콘텐츠 교류를 담당하는 국가광파전시총국 등 부처 당국자나 한중의원연맹 중국 측 대표 등 한국과 관련한 인사들을 만나지 않았다며 "대사로 3년 재직했는데 공식적 자리에서 중국 외교부 인사와 학자 몇명 만난 것 외에는 기록을 찾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정 대사는 "코로나가 끝나고 올해 상반기 세 부처에 면담을 요청했지만 답변을 못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아쉬운 부분이 있다고 말씀드린다"고 했다.
같은 당 이재정 의원은 정 대사가 취임 직후인 지난 2022년 8월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인들을 만나 중국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거론하며 '파티는 끝났다'고 언급한 일을 거론했다.
정 대사의 '파티' 발언은 그해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동행한 최상목 경제수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20년간 우리가 누려 왔던 중국을 통한 수출 호황 시대는 끝나가고 있다. 중국의 대안 시장이 필요하고 시장을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며 '탈중국'을 공개 거론한 것과 맞물려 관심을 끌었다.
정 대사는 이 발언이 보도된 후 언론에 대해 민감한 태도를 유지했고, 한국 매체 주중 특파원단 간담회에서 즉석 질문을 받지 않는 등 언론 접촉면을 제한했다.
그는 이날 "애가 놀이터에 갈 때 실컷 놀라고 하지 않고 조심해서 놀라고 하듯이 오래 살아남기 위해선, 지정학적 요인을 감안하지 않고선 2년 전 당시 몰아닥치는 그것(지정학 리스크)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애정이 담긴 이야기였다"며 "그렇게 보도될 줄은 몰랐다"고 했다.
정 대사는 올해 3월 자신의 '갑질' 의혹 관련 언론 보도 이후 주중대사관이 취재 제한을 시도한 일 등에 관한 지적에는 "갑질·막말·폭언은 없었고, 어떻게 제보로 언론에 갔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맞섰다.
외교부는 갑질 의혹에 대한 감사에 나섰고 올해 5월 정 대사가 주재관 대상 교육 과정에서 한 직원에게 일부 부적절한 발언을 한 것으로 파악해 구두 주의 환기 조치를 했다.
그는 "(갑질 의혹 당사자인) 직원이 이 자리에 있는데 미안하다고 할 용의가 없느냐"라는 민주당 윤후덕 의원 질문에는 "전체적인 대사관 운영상 인화 문제에 있어 죄송하다는 말씀 드리겠다"고 했다.
xi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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