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최초 올림픽 2연패 이끌어…"태권도로 한국 좋은 이미지 심겠다"
(방콕=연합뉴스) 강종훈 특파원 = 태국 최초 올림픽 2연패를 이끈 태국 태권도 국가대표팀 최영석 감독이 태국 왕실이 수여하는 최고 등급 훈장을 받았다.
태국 관광체육부는 17일 방콕 후아막 실내경기장에서 체육 유공자에 대한 훈장 수여식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최 감독은 체육 분야에서 받을 수 있는 최고 훈장인 디렉쿠나폰 1등급 훈장을 받았다.
이번 훈장 수여 대상은 2024 파리올림픽을 비롯해 최근 3년간 국제 대회 등에서 태국 명예를 높인 체육인 150명이다. 최 감독이 가장 먼저 싸라웡 티안텅 관광체육부 장관으로부터 훈장을 받았다.
최영석 감독은 18일 연합뉴스에 "지도자 중 유일하게 최고 등급 훈장을 받았다"며 "태국의 올림픽 태권도 2연패를 이루고 훈장을 받아 기쁘고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22년간 태국 대표팀을 맡는 동안 어려움도 있었지만 올림픽 2회 연속 금메달 등 좋은 성적을 거뒀다"며 "노력한 선수들과 후원해준 태권도협회 등에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최 감독은 2002년부터 대표팀을 맡아 태국을 태권도 강국 반열에 올려놓았다.
그가 감독으로 처음 출전한 2004 아테네올림픽에서 태국 대표팀은 동메달을 수확했고 지난 파리올림픽까지 6회 올림픽에서 모두 메달을 따냈다.
특히 파니팍 웡파타나낏 선수가 2020 도쿄올림픽에 이어 파리올림픽에서 연속으로 금메달을 획득했다. 두 대회에서 모두 태국이 따낸 유일한 금메달이었고, 태국 선수의 올림픽 2연패도 처음이다.
파니팍 선수가 금메달 확정 후 최 감독에게 달려가 큰절하는 장면도 화제가 됐다.
태국에서 파니팍은 국민적 스타가 됐고, 스승 최 감독도 태권도 대부이자 영웅 대접을 받는다.
최 감독은 "올림픽 이후 각종 행사와 광고 촬영 등으로 바쁘게 지냈다"며 "로스앤젤레스올림픽 등 앞으로도 좋은 성적을 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국기이자 태국에서도 인기 스포츠로 자리 잡은 태권도를 통한 양국 교류에도 앞장서고 있다.
최 감독은 "최근 태국 도장 수련생 60여명을 데리고 태권도 본고장 한국에 다녀왔다"며 "앞으로도 태국에서 태권도를 배우는 아이들이 한국을 방문하는 기회를 자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관광공사 초청으로 제주, 부산, 인천 등을 방문해 태국에 한국 관광을 홍보하는 영상 콘텐츠도 촬영할 예정이다.
태국에서는 지난해 말부터 태국인 '입국 불허 논란' 등으로 반한 감정이 일면서 한국을 찾는 태국 관광객이 줄고 있다.
최 감독은 "한국과 태국은 오랜 우방인데 불거진 문제가 빨리 완화돼 양국 관계가 더 발전하기를 바란다"며 "태권도 분야에서 더 잘해서 태국 국민들에게 한국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 감독은 2022년 태국 국적을 취득했다. 태국 이름은 '승리를 이끄는 전사'라는 뜻인 '찻차이 최'다.
그는 귀화 이전인 2006년에도 태권도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태국 왕실 훈장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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