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조현영 기자 = 보이스피싱으로 인한 국민 피해가 확산하자 이를 차단하는 기술을 개발 중인 통신사들에게 수사·금융당국이 가진 보이스피싱 통화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20일 수사당국 및 통신업계에 따르면 수사기관과 통신사들은 금융당국 및 수사기관이 보유한 실제 보이스피싱 통화 데이터를 주기적으로 통신사에 제공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지난 6월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AI·데이터 기반 보이스피싱 예방을 위한 상호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보이스피싱 통화 데이터를 피싱 예방 인공지능(AI)을 개발하는 통신 3사에 제공했다.
이때 제공한 데이터는 2015년 12월부터 작년 9월까지 국과수가 보유한 통화 데이터 2만1천 건인데, 앞으로는 일정한 주기를 정해 새롭게 쌓이는 통화 데이터를 통신사에 계속 제공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통신사 등 피싱 예방 기술 개발 기업은 새 데이터를 AI에 계속 학습시켜 진화하는 피싱 범죄에 대응할 수 있게 된다.
문제는 개인정보다.
보이스피싱 통화에는 피해자 이름, 주민등록번호 등 개인정보가 담겨있다. 이는 반드시 보호돼야 하기에 비식별화 작업을 거친다.
국과수가 보이스피싱 통화를 텍스트화하면, 한국인터넷진흥원이 주민등록번호와 피해자 이름, 은행명, 지명 등을 제거해 가명 처리한다.
이후 남아있는 개인정보가 있는지 전수 조사한 다음 적정성 심의를 거치면 데이터가 외부에 전달될 수 있다.
통신사들도 개인정보 보호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통신사들은 수사기관으로부터 받은 통화 데이터를 AI에 학습시켜 실시간 통화 음성을 분석해 보이스피싱을 예방하는 서비스를 준비 중인데,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외부 서버를 거치지 않는 '온디바이스' 방식을 취하고 있다.
SK텔레콤[017670]은 내년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온디바이스 기반 보이스피싱 예방 AI를 연내 개발할 예정이다.
KT[030200]는 다음 달 브이피(VP Inc.)의 스팸 차단 앱 '후후' 앱 내에 해당 기능을 추가할 예정이며, LG유플러스[032640]는 곧 출시될 AI 통화 비서 '익시오'에 관련 기능을 탑재한다.
특히 KT는 국과수가 제공하는 범죄자 목소리 특징 데이터를 바탕으로 피싱을 잡아내는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가 갈수록 커지면서 통신사의 책임론도 대두하고 있다"며 "통신사 AI 기술을 통해 국민이 안전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기여하는 서비스가 계속 출시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hyun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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