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선 누가 이기든 북·중·러·이란 '독재국가의 축' 시험대"

입력 2024-10-19 11:53  

"美대선 누가 이기든 북·중·러·이란 '독재국가의 축' 시험대"
美외교전문가, 북한 우크라전 파병 등 전략제휴 분석
"4개국 비전·이해관계 달라 '정략결혼'이지만 美이익에 위협"

(서울=연합뉴스) 김문성 기자 = 내달 5일 실시되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누가 승리하든 북한과 러시아, 중국, 이란 간 협력 강화에 어떻게 대응할지 시험대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미국 외교 전문가의 진단이 나왔다.
미국외교협회(CFR)의 펠로우십 담당 이사인 제임스 린지는 18일 CFR에 올린 '2024년 대선: 미국은 독재국가들의 축(Axis of Autocracies)에 맞설 준비가 돼 있는가?'라는 제목의 글에서 이같이 밝혔다.

린지는 "중국 기업들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사용할 장거리 무인기(드론) 생산을 돕고,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수천명을 병력을 파견한다는 소식은 세계 정치에서 가장 불안한 추세 가운데 하나인 중국과 러시아, 이란, 북한 간 협력 증가를 두드러지게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미 대선에 출마한 민주당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모두에 대해 "선거 운동 때 이처럼 새로 떠오른 독재국가들의 축에 대해 많은 말을 하지 않았다며 "그러나 다음 달에 누가 이기든 이에 대한 전략을 고안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린지는 "우크라이나전이 '대변동의 축'(axis of upheaval), '분노의 축'(axis of anger), '무질서의 축'(axis of disorder), '혼돈의 4인조'(quartet of chaos)로 불리는 이 축이 형성된 이유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과 러시아의 북한 생존 지원, 러시아와 이란의 협력 등 과거부터 이뤄진 이들 4개국 간 협력이 우크라이나전 이후 강화되고 있다며 지난 6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4년 만에 처음으로 북한을 방문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협정을 체결한 것 등을 예로 들었다.
그렇지만 독재국가의 축은 '정략결혼'으로, 북미와 유럽지역 안보 동맹체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같은 동맹이 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 린지의 분석이다.
그 이유로는 중국, 러시아, 이란, 북한이 나토처럼 회원국 공동의 집단방어 원칙을 가진 것이 아니라 이들 4개국의 틀 안에서 북·러, 북·중, 러·이란 등 대부분 양자 간 교류·협력에 머물고 있다는 점이 꼽혔다.
린지는 "중국은 마르크스-레닌주의 국가, 러시아는 정통 기독교를 옹호하는 개인주의 독재국가, 이란은 호전적인 시아파 신정국가이며 북한은 마피아 국가처럼 운영되고 있다"면서 "따라서 이들 국가는 자신들이 만들고자 하는 세계에 대한 비전을 공유하는 집단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들 4개국이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갖고 있어 결집력이 떨어지고, 결국 불화를 빚을 수 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중국과 러시아는 중앙아시아에 대한 영향력을 놓고 경쟁하고 있고, 러시아가 북한에 더 밀착하는 것은 중국을 곤란하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 린지의 설명이다.

린지는 "그러나 적들이 비틀거릴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미국의 정책을 세우는 것은 나쁜 선택"이라며 "독재국가의 축이 반서방 블록으로 발전하지 않고 (4개국 간) 거래 관계로 남는다 하더라도 미국의 이익에 중대한 위협이 된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들 국가 간 협력은 우크라이나에서 보듯이 미국의 외교 정책 목표 달성을 더 어렵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들 국가는 가자지구, 예멘, 아프리카, 한반도, 기타 지역에서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위기를 조장할 수 있고 그렇게 하고 있다"며 "이는 미국의 역량에 부담을 주고 심지어 무너뜨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린지는 따라서 수용할 수 있는 비용으로 추진할 수 있는 효과적 대응책을 짜는 것이 차기 미 행정부의 미뤄서는 안 되는 과제라고 강조했다.
kms123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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