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끌' 행렬 멈췄나…5대 은행 주담대 신규취급액 '반토막'

입력 2024-10-20 05:45  

'영끌' 행렬 멈췄나…5대 은행 주담대 신규취급액 '반토막'
10월 일평균 2천35억원…연휴 뺀 9월 3천854억원의 53%
가계대출 잔액 7천221억↑…9월의 13%·8월의 8% 그쳐
주택거래 감소·대출규제·고금리 등 영향…"둔촌주공 입주 등에 다시 늘 수도"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한지훈 민선희 기자 = 이달 들어 주요 시중은행의 주택구입용 주택담보대출 신규 취급액이 8월과 9월의 거의 절반 수준까지 급감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전체 가계대출 증가 속도도 크게 꺾여 사실상 정체 상태다.
8월 이후 수도권을 중심으로 위축된 주택 거래, 1주택자에 대한 주택담보대출까지 막을 만큼 강한 은행권의 대출 억제 조치,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여전히 높은 금리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게 은행권의 분석이다.

◇ 9월 연휴 등에 판단 어려워…10월 영끌 뚜렷한 감소
20일 연합뉴스 취재 결과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에서 이달 들어 17일까지 새로 취급된 주택구입 목적 개별 주택담보대출 총액은 3조4천598억원으로 집계됐다.
은행권은 이 주택구입용 신규 주택담보대출 규모를 집 구입과 관련된 이른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추이가 가장 직접적으로 반영된 지표로 보고 있다.
하루 평균 2천35억원 규모로, 9월(3천469억원)보다 41% 정도 취급액이 줄었다.
추석 연휴 사흘(16∼18일)을 빼면 9월 일평균 신규 취급액(3천854억원)은 8월(3천611억원)보다 많은 사실상 역대 최대 규모로, 2단계 스트레스 DSR 규제 등에도 영끌이 진정됐다고 판단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10월의 경우, 연휴를 고려한 지난달 일평균 취급액과 비교해 감소율이 47%(2천35억원/3천854억원)에 이르러 확실히 증가세가 꺾였다.

┌─────────────────────────────────────┐
│ 5대 은행 주택구입 주담대 신규 취급액 추이(단위:백만원, %)│
│ ※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자료 취합 │
│ ※ 수도권 = 서울·경기·인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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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월 │ 8월 │9월 │10월(∼17일)│
│ │ │ │││
├───────┼───────┼───────┼──────┼──────┤
│수도권│ 6,421,748│ 6,753,366│ 6,946,817│ 2,299,397│
├───────┼───────┼───────┼──────┼──────┤
│ 비(非)수도권 │ 4,377,856│ 4,441,089│ 3,460,255│ 1,160,378│
├───────┼───────┼───────┼──────┼──────┤
│ 합계 │10,799,604│11,194,455│ 10,407,072│ 3,459,775│
├───────┼───────┼───────┼──────┼──────┤
│ 수도권 비중 │ 59.46│ 60.33│ 66.75│ 66.46│
├───────┼───────┼───────┼──────┼──────┤
│ 1일 평균 │ 348,374│ 361,111│ 346,902│ 203,516│
│ │ │ │ (추석 연휴││
│ │ │ │3일 제외시 3││
│ │ │ │ 85,447)││
└───────┴───────┴───────┴──────┴──────┘

◇ 주담대 증가폭 9월 5조9천억→10월 997억원
영끌이 진정되자 전체 가계대출 잔액 증가 속도도 눈에 띄게 더뎌졌다.
17일 현재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31조6천892억원으로 9월 말(730조9천671억원)보다 7천221억원 늘었다.
아직 지난달 전체 증가 폭(+5조6천29억원)의 약 13%, 2020년 11월(+9조4천195억원) 이후 3년 9개월 만에 가장 컸던 8월 증가 폭(+9조6천259억원)의 약 8%에 불과하다.
하루 평균 425억원 불어난 것으로, 이 속도대로라면 이달 31일까지 한 달 전체 증가 폭도 1조3천억원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최근 가계대출 급증세를 이끌었던 주택담보대출이 17일 사이 겨우 997억원(574조5천764억원→574억6천761억원) 늘었다. 9월(+5조9천148억원)과 8월(+8조9천115억원)의 각 1.7%, 1.1% 수준이다.
다만 이달 들어 신용대출의 경우 9월 전체 증가액(9억원)보다 많은 6천594억원이 불었다.

┌─────────────────────────────────────┐
│ 5대 은행 가계대출 증감 추이(단위:억원) │
│※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자료 취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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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4 7월말 │8월말 │9월말 │ 10월 17일 │
├───────┼───────┼───────┼──────┼──────┤
│ 가계대출 │ 7,157,383│ 7,253,642│ 7,309,671│ 7,316,892│
├───────┼───────┼───────┼──────┼──────┤
│ 전월비증감 │71,660│96,259│ 56,029│ 7,221│
├───────┼───────┼───────┼──────┼──────┤
│ 주택담보대출 │ 5,597,501│ 5,686,616│ 5,745,764│ 5,746,761│
├───────┼───────┼───────┼──────┼──────┤
│ 전월비증감 │75,975│89,115│ 59,148│ 997│
├───────┼───────┼───────┼──────┼──────┤
│ 신용대출 │ 1,026,068│ 1,034,562│ 1,034,571│ 1,041,165│
├───────┼───────┼───────┼──────┼──────┤
│ 전월비증감 │-1,713│ 8,494│ 9│ 6,594│
└───────┴───────┴───────┴──────┴──────┘

◇ 서울 아파트 거래량, 7월 연중 최다 찍고 감소세
은행권은 이런 가계대출 증가세 둔화의 주요 배경으로 서울 아파트 거래 감소, 은행권 가계대출 제한 조치와 금융당국의 2단계 스트레스 DSR 규제(9월 실행), 고금리 지속 등을 꼽고 있다.
서울시 부동산 정보 제공 사이트 '서울 부동산 정보광장'의 부동산 거래현황을 보면, 서울 지역 아파트 매매 거래 건수는 ▲ 5월 5천183건 ▲ 6월 7천662건 ▲ 7월 8천986건 ▲ 8월 6천279건 ▲ 9월 2천724건 ▲ 10월(17일까지) 719건으로 집계됐다. 7월 연중 최다 기록을 세운 뒤 급감하는 추세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권의 주택구입용 주택담보대출은 보통 잔금일에 실행되는데, 통상적으로 계약일로부터 1∼2개월 후로 잔금일을 지정하는 부동산 거래 관행을 고려할 때 8월부터 줄어든 주택 거래량이 10월 신규 주택담보대출 급감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이 현재 다주택자의 주택구입 주택담보대출 취급 자체를 제한하는 데다, 대출을 받더라도 2단계 스트레스 DSR 규제와 수도권 주택담보대출의 최장만기 축소(40년→30년) 등 때문에 최대 대출 가능 금액이 상당 폭 깎일 수밖에 없다"며 "실제로 최근 은행권 주택구입용 주택담보대출 신규 취급액의 평균이 낮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기준금리가 0.25%포인트(p) 인하됐지만, 금융소비자가 체감하는 금리는 오히려 높아지는 현상도 원인으로 지목됐다.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기준금리 인하' 등의 평가와 함께 피벗(통화정책 전환) 이후 오히려 시장금리가 오르고, 은행들도 가계대출 관리 압박 탓에 대출 금리를 낮추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는 11월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입주 등이 남아있는 만큼 가계대출 추세와 관련해 아직 마음을 놓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단지 규모가) 1만2천세대로 워낙 많고, 특히 세입자를 구하는 집주인이 상당수인 만큼 은행 입장에서는 집단대출뿐 아니라 전세자금대출이 급증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만약 기준금리 인하의 영향이 서서히 나타나 연말로 갈수록 대출금리까지 낮아진다면, 다시 주택 거래와 함께 가계대출도 살아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sshk999@yna.co.kr, hanjh@yna.co.kr, ss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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