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인, 佛방송에 "탈레반 박해 없었다면 안 떠났을 것"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아프가니스탄인 살만(20)은 4주 전 소형 보트에 몸을 싣고 영국 해협을 건너 영국 땅에 닿았다.
긴 여정의 여파에서 회복된 그는 휴대전화로 찍은 해협 횡단 사진이나 동영상을 볼 때마다 아찔하다.
그는 19일(현지시간) 공개된 프랑스 방송 BFM TV와 인터뷰에서 "그 거대한 바다에 떠 있는 건 너무 무서웠다. 시작도 끝도 안 보였다"고 회상했다.
그는 "됭케르크(프랑스)에서 영국 영해로 들어올 때까지 6시간 동안 배를 타고 있었다"며 "그즈음 영국 경찰이 우리를 막았다"고 말했다.
살만이 보여준 동영상 속에는 수십명의 이주민이 오밀조밀 끼어 앉아있다. 이들 중 상당수는 구명조끼도 입지 않고 있다.
살만은 "몇 주 전 배가 침몰해 수십 명이 사망했다. 하지만 우리는 무사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살만은 이 위험한 여정에 나서기 위해 밀수업자에게 1천200유로(약 178만원)를 지불했다.
파일럿이 꿈인 살만은 탈레반이 집권한 이후 더는 아프가니스탄에서 살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아프가니스탄에서 우리 지역은 탈레반의 박해를 받고 있다. 사람들은 살해당하거나 강제로 집을 떠나야 했다. 그곳에서 내 목숨이 위험하지 않았다면 이렇게 위험한 여정을 떠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아프가니스탄인 모 역시 2년 전 영국에 도착해 망명 허가를 받았다.
그는 언어뿐 아니라 영국 내 형성된 강력한 커뮤니티 네트워크에 매료돼 영국행을 선택했다.
모는 BFM TV에 "서쪽엔 아프가니스탄과 인도 커뮤니티가 있고, 동쪽엔 주로 아프리카 커뮤니티가 형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모는 현재 노점상을 운영하며 점차 영국 생활에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일간 르몽드에 따르면 올해 1월 이후 현재까지 총 2만6천명 이상의 이주민이 영국 해협을 건너 영국 땅에 닿았다.
이 과정에서 이달 17일 현재 총 52명이 목숨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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