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홍라희 참석…이재용, '희귀질환 치료' 환아들 만나 격려
서울대병원 소아암·희귀질환 사업단, 3천억 투입해 '어린이 치료' 인프라 구축
이건희 철학 조명…'기부 선순환의 마중물' 역할
(서울=연합뉴스) 강태우 기자 =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의 '어린이 사랑'과 '인간 존중' 철학을 바탕으로 한 '이건희 소아암·희귀질환 극복사업'이 4년 차를 맞았다.
서울대병원 소아암·희귀질환 지원사업단은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어린이병원 CJ홀에서 '함께 희망을 열다, 미래를 열다' 행사를 열고 소아암·희귀질환 극복사업의 성과 및 비전을 공유했다.
이 자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이 회장의 모친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이 함께했다.
소아암·희귀질환 극복사업은 소아암과 희귀질환 환자들의 치료·연구를 지원하는 10년간의 중장기 사업이다.
지원사업단은 지난 2021년 이 선대회장의 유족으로부터 전달받은 기부금 3천억원을 재원으로 출범했다.
이 선대회장 유족이 환아·가족, 사업 참여 의료진과 만난 것은 지원사업단 출범 이후 처음이다.
이재용 회장은 이날 희귀질환 치료 후 회복 중인 환아들을 만나 격려했다.
급성림프모구백혈병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후 회복 중인 김다엘(11) 군이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제일 잘 내린다"고 하자 이 회장은 큰 웃음을 보였고, 전남 나주에서 올라온 윤산(10) 군이 "컴퓨터 프로그래밍과 로봇 조립이 취미"라고 소개하자 격려의 박수를 보냈다.
이 회장은 현장에서 환아들과 셀카를 찍기도 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이 선대회장과 유족이 사회로 환원한 이른바 'KH(이건희) 유산'이 재조명됐다.
특히 유족의 의료 기부는 "인류의 건강과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은 기업의 사명", "아이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뭘까"라는 이 선대회장의 철학과 유지에 따른 것이다.
김영태 서울대병원장은 환영사에서 "사업단이 희귀질환과 소아암에 대한 새로운 치료법 및 질병 연구에 집중할 수 있었던 것은 이 선대회장의 유산이 큰 힘이 됐다"며 "선대회장의 경영철학인 인간과 생명 존중 철학을 바탕으로 소아·청소년 환자들의 전인적 치료와 의료서비스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업단은 현재 유족이 기부한 3천억원 가운데 1천500억원을 소아암 환자 지원에 배정하고 완치율 향상을 위한 치료 및 연구 인프라 구축을 진행하고 있다.
또 소아 희귀질환의 진단 네트워크 및 첨단기술 치료 플랫폼 구축 사업을 위해 600억원을, 전국 네트워크 기반의 코호트 연구를 진행하는 공동연구에 900억원을 투입하고 있다.
사업단에 따르면 전국 202개의 의료기관과 1천504명의 의료진이 협력해 아이들에게 최적의 치료를 제공하고 있다.
이 사업을 통해 2021년부터 현재까지 총 9천521명의 소아암·희귀질환 환자들이 진단받았으며 3천892명이 치료를 받았다.
또 2만4천608건의 코호트 데이터도 등록됐다.
최은화 소아암·희귀질환 지원사업단장(서울대병원 소아진료부원장)은 "사업단은 소아암과 희귀질환을 앓고 있는 아이들에게 더 나은 진단과 치료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며 "이 사업은 현재뿐 아니라 미래 세대에게도 희망을 전달하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 회장과 홍 전 관장은 행사 참석자들과 함께 어린이병원 1층에 있는 이 선대회장의 부조상을 둘러봤다.
이 선대회장 부조상은 서울대병원이 기부에 대한 감사와 예우의 뜻을 담아 2022년 10월 어린이병원 1층 고액기부자의 벽에 설치한 것으로, 부조상 아래에는 '모든 어린이가 건강하고 행복하게 성장하도록 보살피는 일은 우리에게 주어진 사명'이라는 고인의 유지가 적혔다.
삼성가(家)의 이 같은 기부를 놓고 각계각층의 기부 동참을 이끄는 '기부 선순환의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방탄소년단(BTS)의 멤버 정국은 지난해 10억원을, 가수 이승기는 2022년 20억원을 각각 서울대 어린이병원에 기부한 바 있다.
삼성의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을 받아 생산성을 높인 감염병 진단키트 기업 코젠바이오텍은 2022년부터 매년 소아암 환자들을 위해 기부하고 있다. 올해까지 누적 기부액은 2억5천만원에 달한다.
이 밖에 이 선대회장 유족은 감염병 대응 인프라 구축을 위해 7천억원을 기부했다.
7천억원 중 5천억원은 코로나19와 같은 신종 감염병 위기 대응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을 중앙감염병전문병원 건립에 활용한다. 중앙감염병전문병원은 고도 음압병상, 음압수술실, 생물안전 검사실 등 첨단설비를 갖춘 134병상 규모로 2028년까지 완공될 예정이다.
또 2천억원은 질병관리청 산하 국립감염병연구소의 최첨단 연구시설 건축과 감염병 백신·치료제 개발을 위한 연구 등 감염병 대응 인프라 확충에 투입된다.
이 선대회장의 유지를 받든 유족의 의료기부 총액은 1조원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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