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I, 美 대선 당일 테러 모의 아프간 이민자 체포
(서울=연합뉴스) 김경희 기자 = 미국과 유럽에서 테러 조직을 위해 은밀하게 무슬림 불만분자를 파고드는 극단주의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의 움직임이 여전하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미 NBC 방송은 20일(이하 현지시간) 당국자를 인용, 미국을 비롯한 서방에서 IS의 아프가니스탄 지부 격인 이슬람국가 호라산(IS-K)의 포섭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 역시 미국 대선을 앞두고 서방에서 IS의 지원을 받거나 영향을 받은 단체들의 테러 위협이 수직 상승 중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미 연방수사국(FBI)은 최근 오클라호마주의 주도 오클라호마시티에 거주 중인 나시르 아흐마드 타웨디를 미국 대선 당일 총기 테러 모의 혐의로 체포했다.
아프가니스탄 출신으로 2021년 특별 이민 비자 프로그램을 이용해 입국한 타웨디는 미성년자인 처남과 함께 소총과 탄약 등을 사기 위해 신분을 숨긴 FBI 요원을 만났다가 붙잡혔다.
메릭 갈런드 미 법무장관은 체포 직후 성명을 통해 "미국의 국가 안보에 위협을 가하고자 하는 IS 및 그 추종 세력의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이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IS가 최근 들어 세력을 잃었거나 아예 사라졌다는 일반적 대중의 관념과 달리, 이들은 은밀한 채팅방이나 암호화된 앱에서 어느 때보다 활발히 미국 및 서방에 대한 테러 모의를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경고다.
특히 지난 3월 모스크바에서 145명의 사망자를 낸 테러의 배후 세력인 IS-K의 경우 최근 파리 올림픽을 비롯해 서방의 크고 작은 행사마다 테러를 기도하는 정황이 포착되고 있다.
유엔 지원을 받는 반테러 단체 '테러에 맞서는 기술 그룹'(Tech Against Terrorism)의 루카스 웨버는 "IS-K는 최근 자신들의 조직원 한 명이 수류탄을 들고 미 국회의사당 앞에 서 있는 포스터를 만들고 '다음은 너다'라고 지목했다"며 "러시아와 이란에 이어 미국에서 테러 위협이 높아진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웨버는 특히 IS-K가 그간은 타지키스탄 이민자들을 우선 타깃으로 했지만 점차 다른 민족으로까지 손길을 뻗치고 있다면서 재정착에 실패한 아프가니스탄 출신을 비롯해 다른 무슬림 이민자로까지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당장 이번에 체포된 타웨디가 단적인 사례다.
현지에서 중앙정보국(CIA) 건물의 보안을 담당하던 그는 미국 입국 이후 체류에 필요한 비자를 신청했지만, 마지막 검증을 통과하지 못하고 대기를 거듭하며 좌절한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NBC는 "비자 승인을 대기 중인 미국의 아프간인들이 잠재적으로 이 같은 작전에 쉽게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며 "살상 공격을 하기 위해 필요한 테러리스트는 극소수이며 심지어 1명만 있어도 된다는 것이 가장 무서운 점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우려"라고 지적했다.
kyungh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