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말레이 휴양지서 21명 끌고 가…몸값 받고 석방
(하노이=연합뉴스) 박진형 특파원 = 24년 전 말레이시아 휴양지에서 관광객 등 21명을 납치한 이슬람국가(IS) 계열 필리핀 무장단체 조직원 17명이 종신형에 처해졌다.
22일(현지시간) AP·AFP 통신에 따르면 필리핀 법원은 전날 필리핀 무장단체 아부 사야프 조직원 17명에게 각각 종신형을 선고하고 납치 피해자들에게 30만페소(약 715만원)를 손해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이들은 2000년 4월 소총과 정글도 등으로 무장한 채 필리핀 남부에서 쾌속정을 타고 말레이시아 보르네오섬의 유명 휴양지인 시파단섬으로 이동, 이곳 리조트를 습격했다.
피고인들은 독일·프랑스·핀란드·남아프리카공화국·레바논 등지에서 온 관광객들과 말레이시아인·필리핀인 리조트 직원 등 21명을 납치해 필리핀 서남부 술루 제도의 홀로섬 정글로 끌고 갔다.
인질들은 그곳에서 몇 달 동안 혹독한 환경에서 인질 생활을 하다가 당시 리비아 지도자 무아마르 카다피가 제공한 것으로 알려진 수백만 달러의 몸값을 내고 풀려났다.
인질이 석방된 이후 필리핀군은 아부 사야프에 대해 수년간 토벌 작전을 벌여 대다수 조직원을 사살하거나 체포했다.
피고인 중 아부 사야프 지도자인 힐라리온 델 로사리오 산토스 3세와 레덴도 케인 델로사는 아부 사야프 등의 활동에 참여한 혐의로 2008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 대상자로 선정됐다.
필리핀 법무부는 성명을 통해 "이번 유죄 판결은 두려움이나 흔들림 없이 법 지배를 옹호하려는 법무부의 확고한 노력을 반영한 것"이라고 밝혔다.
jh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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