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테크+] "블랙홀 1개와 별 2개로 이루어진 삼중성계 블랙홀 첫 발견"

입력 2024-10-24 05:00  

[사이테크+] "블랙홀 1개와 별 2개로 이루어진 삼중성계 블랙홀 첫 발견"
美 연구팀 "초신성 폭발 대신 '직접 붕괴'로 형성된 블랙홀 첫 관측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블랙홀이 보통 쌍성계를 이루는 것과 달리 블랙홀 1개와 별 2개로 이루어진 삼중성계 블랙홀(black hole triple)이 처음으로 발견됐다. 연구팀은 이 블랙홀 시스템이 격렬한 초신성 폭발 대신 부드러운 '직접 붕괴'를 통해 만들어진 블랙홀이 처음 직접 관측된 것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와 캘리포니아공대(CalTech) 연구팀은 24일 과학 저널 네이처(Nature)에서 그동안 쌍성계 블랙홀로 알려진 7천800광년 밖 '백조자리 V404'(V404 Cygni)를 7만년에 한 바퀴씩 공전하는 별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지금까지 발견된 블랙홀은 대체로 블랙홀-별, 블랙홀-중성자별, 블랙홀-블랙홀 등이 중력으로 묶여 서로를 회전하는 쌍성계를 이루는 경우가 많았다며 삼중성계 블랙홀이 포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V404 Cygni는 1992년 블랙홀로 확인된 후 지금까지 많이 연구된 블랙홀 중 하나로 별 하나가 가까운 거리에서 6.5일에 한 바퀴씩 블랙홀을 돌고 있는 쌍성계로 알려져 있었다.
연구팀은 전 세계 천체·우주망원경의 천문 관측 자료가 저장된 알라딘 라이트(Aladin Lite)에서 V404 Cygni 블랙홀 주변에 이미 알려진 것 외에 다른 별빛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분석에 나섰다.
연구를 이끈 MIT[038340] 케빈 버지 박사는 "새로 발견된 빛은 블랙홀에서 3천500 천문단위(AU = 지구와 태양 거리 = 1억5천만㎞) 떨어져 있다"며 "이는 명왕성과 태양 사이 거리의 약 100배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이어 2014년부터 은하계 모든 별의 움직임을 정밀하게 추적해온 가이아(Gaia) 위성 데이터를 이용해 블랙홀과 새로 발견된 별의 움직임을 분석한 결과, 이 별은 블랙홀의 중력에 묶여 7만년에 한 바퀴씩 블랙홀을 도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런 삼중성계 블랙홀 발견은 블랙홀 탄생 과정에 대한 새로운 의문을 제기한다. 이 블랙홀이 일반적인 블랙홀 형성 과정인 죽어가는 별의 초신성 폭발로 만들어졌다면 이처럼 별 2개를 주변에 거느리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3개의 별이 삼중성계 블랙홀이 되는 과정을 밝혀내기 위해 에너지 방출 양과 방향 등을 변화시키며 수만 번의 시뮬레이션을 한 끝에 초신성 폭발 같은 극적인 과정 없이 별이 스스로 붕괴해 블랙홀이 되는 '직접 붕괴'(direct collapse)가 일어났을 가능성이 크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들은 이 블랙홀이 직접 붕괴로 탄생했다면 멀리 느슨하게 묶여 있는 별의 존재가 설명된다며 삼중성계 블랙홀은 부드러운 붕괴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블랙홀의 첫 번째 증거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또 블랙홀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별이 약 40억년 된 적색거성으로 밝혀졌다며 이웃한 별들이 거의 같은 시기에 태어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삼중성계 블랙홀의 나이도 약 40억년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버지 박사는 "지금까지 대부분 블랙홀은 별이 생을 마감할 때 격렬하게 폭발하는 초신성 폭발로 형성된다고 생각돼 왔다"며 "이 삼중성계 블랙홀은 블랙홀 탄생과 진화에 관해 새롭고 매우 흥미로운 의문을 제기한다"고 말했다.

◆ 출처 : Nature, Kevin Burdge et al., 'The black hole low-mass X-ray binary V404 Cygni is part of a wide triple', http://dx.doi.org/10.1038/s41586-024-08120-6
scitec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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