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릭스 '반서방 연대' 강조했지만…엇갈린 이해관계 속 균열도

입력 2024-10-24 12:11  

브릭스 '반서방 연대' 강조했지만…엇갈린 이해관계 속 균열도
시진핑·푸틴 "더욱 협력"…'북한군 러시아 파병'에 中 우려 커져
중국·인도, 5년만에 회담서 '해빙 무드'…"지정학적 경쟁은 계속"
브릭스 정상들 '카잔 선언' 채택했으나 '단일통화' 내용은 빠져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기자 = 러시아, 중국 등 비(非)서방 신흥경제국 연합체인 브릭스(BRCIS)가 정상회의를 열고 미국 중심의 서방 질서에 대응한 협력을 강조했지만, 각국의 이해관계에 따른 균열 역시 노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브릭스 국가의 정상들은 23일(현지시간) 러시아 타타르스탄공화국 카잔에서 회의를 열고 공동의 협력 방안을 담은 '카잔 선언'을 채택했다.
'다극 주의'를 강조한 이번 선언에는 브릭스 국가 간 새로운 투자 플랫폼과 곡물 거래소 창설 계획을 지지하는 내용이 담겼다. 회원국 간 금융 분야 등 협력을 강화하는 내용도 포함했다.
이와 함께 각국 정상들은 별도의 양자 회담을 통해서도 협력 확대를 모색했다.
특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전날 회담을 통해 양국의 우호 관계를 과시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와 중국이 공정한 세계 질서를 위해 더 협력할 것이라고 역설했고, 시 주석도 중·러의 우호 관계에는 변함이 없다고 호응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등과도 연쇄 회담을 했다.
이번 브릭스 정상회의를 계기로 시 주석과 모디 총리도 양자 회담을 했다. 중국-인도의 공식 정상회담은 5년여 만에 처음인 것으로 전해졌다.
시 주석은 이 자리에서 모디 총리에게 중국과 인도가 협력 파트너라는 점을 강조했고, 모디 총리는 양국이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하며 우호적인 관계를 가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양측의 만남에 대해 "아시아의 두 강대국 사이의 잠재적인 해빙 가능성을 위한 장이 마련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들 양자 회담이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되지는 않았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특히 푸틴 대통령과 시 주석의 회담은 우크라이나와 한국에 이어 미국까지 북한이 러시아를 위해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했다는 점을 공식 확인한 가운데 이뤄졌다.
중국은 북한의 파병과 관련해 "긴장이 완화돼야 한다"는 원칙적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우려하는 분위기가 큰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중국은 북한이 파병을 대가로 러시아의 군사 기술을 이전받을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짚었다. 북러의 이 같은 움직임은 한미일 군사 협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는데, 이는 중국에 큰 압박이 된다는 것이다.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한국 석좌는 NYT에 "단기적이든, 장기적이든, 그들(중국)에게 좋은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푸틴 대통령과 시 주석이 양자 회담에서 이에 관해 구체적으로 어떤 논의를 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시 주석은 이날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 "분쟁의 지리적 범위를 확장하지 않고, 제3국으로 확산하는 것을 막으며, 당사국에 기름을 끼얹어 적대감을 키우지 않는다는 원칙에 따라 사태를 조기에 완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시 주석과 모디 총리의 만남도 양국의 긴장을 완전히 해소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
카네기국제평화기금의 스튜어트 패트릭은 NYT 인터뷰에서 "'데탕트'(긴장 완화)는 양국 모두에 이익이 되지만, 이들의 지정학적 경쟁은 여전히 계속될 것"이라며 "인도는 미국의 헤게모니를 중국으로 대체할 생각이 없으며, 브릭스가 반서방 블록이 되는 것도 원하지 않는다"고 짚었다.
이날 브릭스 정상들이 채택한 '카잔 선언' 역시 수위가 신중하게 조절된 모습이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의에서 '달러의 무기화'를 지적하며 "달러와 함께 일할 수 없기 때문에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지만, 선언 내용에는 브릭스 단일통화와 관련된 내용 등은 언급되지 않았다.
hrse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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