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라노 법원, 프로제토 은행 사법 관리 대상으로 지정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이탈리아의 소규모 은행인 방카 프로제토가 마피아와 연관된 기업들에 국가 보증 대출을 해준 것으로 나타났다.
밀라노 법원은 24일(현지시간) 방카 프로제토를 사법 관리 대상으로 지정했다고 안사(ANSA),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은행은 이탈리아 최대 마피아 조직인 은드랑게타와 관련된 사람들이 관리하는 기업에 1천만유로(약 149억원) 이상을 대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이러한 자금이 국가 보증하에 대출된 것으로 드러나 국가가 마피아 조직의 자금 세탁을 도와준 꼴이 됐다.
이탈리아 정부는 코로나19 대유행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중소기업들이 자금난에 시달리자 기업의 은행 차입금을 국가가 보증해주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법원은 "방카 프로제토의 불투명하고 의심스러운 운영 방식 때문에 국가 자금이 범죄 조직의 금고로 흘러 들어가는 역설을 낳았다"고 지적했다.
방카 프로제토는 이날 성명을 내고 "법원이 선임한 사법 관리관과 협력해 대출 승인 시스템이 적절하게 유지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방카 프로제토는 2015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본사를 둔 오크트리 캐피털 매니지먼트가 인수했다.
투자금 회수에 나선 오크트리 캐피털 매니지먼트는 지난달 센터브리지 파트너스와 매각 계약에 합의했다.
아직 매각이 성사되지는 않은 상태로, 법원의 사법 관리 대상 지정이 매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분명하지 않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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