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최근 치러진 총선에서 1위를 차지한 극우 자유당 소속 의원이 하원의장으로 선출됐다.
극우 정당 의원이 하원의장으로 선출된 것은 오스트리아 역사상 처음이다.
2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스트리아 하원은 자유당 소속 발터 로젠크란츠(62) 의원을 의장으로 선출했다.
로젠크란츠는 이날 하원 의원 183명 중 100명의 찬성표를 받았다.
그는 선출된 뒤 연설에서 "여러분이 우리나라의 역사적인 인물 중 한 명으로 나를 추가했다는 것을 여전히 실감하지 못한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이어 하원의장은 회기 결정부터 의원들의 발언 허용 등에 이르기까지 의회 사무에 있어 큰 영향력을 갖고 있지만 이런 권한을 남용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로젠크란츠는 지난 2022년 오스트리아 대선에서 자유당 후보로 출마했었던 인물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가 과거 나치를 찬양했다는 이유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좌파 녹색당은 그의 과거 나치 찬양 이력 등을 이유로 들어 하원 의장이 될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녹색당 소속 시그리드 마우러 하원의원은 이날 "로젠크란츠는 하원의장직을 수행하기에 적합하지 않다"라고 말했다.
로젠크란츠는 과거 오스트리아에 크게 기여한 우파 인사들에 관한 책의 기고문에서 과거 나치 치하 빈에서 차장검사로 재직하며 저항 세력 수십명의 처형을 담당했던 요한 슈티히를 언급한 바 있다.
2년여 전 한 방송에서 이에 대한 질문을 받자 로젠크란츠는 슈티히가 1938년 독일이 오스트리아를 합병하기 전에 공직에 있었던 것뿐이며 슈티히가 합병 수년 전에 나치 당원이 된 사실은 몰랐었다고 해명한 바 있다.
오스트리아 내 유대인 단체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오스트리아 '유대인 공동체 기구'(IKG)는 의원들에게 "로젠크란츠에게 투표해서는 안 된다"고 촉구했다.
지난달 치러진 오스트리아 총선에서는 자유당이 29.2%를 득표, 1위를 차지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극우 정당이 총선에서 승리했다.
과반 의석 확보에는 실패해 연정을 위한 파트너가 필요하게 됐으나 2위를 차지한 국민당 등 대부분 정당이 자유당과의 협력을 거부했고, 이로 인해 자유당은 정부 구성 기회를 박탈당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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