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탄불=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이스라엘군이 25일(현지시간) 새벽 레바논 동남부 하스바야 지역을 공습해 언론인 3명이 숨졌다.
레바논 보건부와 비영리단체 언론인보호위원회(CPJ)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3시께 레바논 남동부 하스바야 지역의 한 게스트하우스 건물이 폭격당했다.
당시 각자 침실에서 잠을 자던 친이란 성향의 알마야딘 방송 소속 카메라 기자와 방송 기술자,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가 운영하는 매체 알마나르 TV에서 일한 적이 있는 카메라 기자 등 모두 3명이 사망했다.
또 카타르가 지원하는 알자지라 방송의 카메라 기자 등 3명이 다쳤다.
영국에 본사가 있는 스카이뉴스 방송을 포함해 총 7개 매체 소속 기자 최소 18명도 이 숙소에 묵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건물 앞에 세워져 있던 자동차들까지 공습에 파손됐다. 이들 차량 밖에는 취재진임을 알리는 '프레스'(press) 문구가 적혀 있었다.
투숙 중이던 언론인 상당수는 앞서 이스라엘군의 대피 경고에 더 안전하다고 판단된 하스바야에 자리잡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는 최근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충돌 국면에서 하스바야 지역이 공격 표적이 된 것은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AP는 이번 폭격에 앞서 이스라엘이 대피 경고를 내리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번 공습에 입장이나 해명을 내놓지 않았다.
지아드 마카리 레바논 정보부 장관은 엑스(X·옛 트위터)에서 "적 이스라엘은 지난 몇달간 현장에서 뉴스를 보도하며 범죄를 폭로하던 기자들이 잠들기까지 기다렸다가 기습했다"며 "이는 전쟁 범죄"라고 비난했다.
지난 23일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의 남쪽 고베이리에 있는 알마야딘 방송국 건물을 폭격했다. 고베이리는 헤즈볼라의 거점 다히예 근처다.
작년 10월에는 이스라엘군 탱크 포격에 로이터 기자 1명이, 11월에는 드론 폭격에 알마야딘 기자 2명이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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