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주=연합뉴스) 전재훈 기자 = 지난 23일 경기 양주시 용암리 서울우유 양양공장. 목장에서 짠 우유를 가득 실은 운반 차량이 공장으로 들어섰다. 차량이 멈추자마자 안전모를 착용한 직원이 차량의 우유 탱크로 올라가 우유를 한 컵 떠냈다.
탱크에서 채취된 우유는 검사실에서 이물질과 신선도, 혼입 여부, 잔류 물질과 체세포·세균 존재 여부 등 10가지 검사를 거친 뒤에야 양주공장의 보관 탱크로 옮겨질 수 있다.
이런 검사를 거쳐 양주공장으로 들어오는 우유는 하루 최대 1천700t(톤)으로, 국내에 있는 모든 목장에서 하루에 생산되는 우유의 30%에 이른다.
이지은 서울우유 양주공장 공장지원팀 차장은 "매 단계 진심으로 검사해 소비자에게 안전한 우유를 제공하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검사를 통과한 우유는 4도 이하로 냉각된 뒤 균질화 작업(우유의 지방 입자를 잘게 부수는 것), 살균, 품질 검사를 거쳐 우유갑이나 플라스틱 용기에 채워진다.
탱크에 보관된 우유가 관을 타고 병에 들어가는 작업부터 제품에 제조일자와 소비기한을 인쇄하는 작업, 제품을 박스에 넣고, 박스를 쌓아서 창고까지 옮기는 과정이 모두 자동화돼 있기 때문에 공장은 기계음으로 가득했다.
이렇게 아파트 6층 높이의 연면적 4천평 규모 창고로 옮겨진 우유 박스들은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으로 당일 출고된다.
양양공장에서 매일 출고되는 우유 346만개(200㎖ 기준) 중 3.8%(13만개)를 차지하는 'A2+(플러스) 우유'는 병에 담기기 전 한 가지 공법을 더 거쳐야 한다.
바로 EFL(Extended Fresh Life) 공법으로, 우유를 원심분리기에 통과시켜 살균한 후 세균과 미생물을 한 번 더 제거하는 작업이다.
A2+ 우유는 서울우유의 미래를 책임질 프리미엄 우유인 만큼 청정 공정을 추가해 고급화했다고 서울우유는 설명했다.
서울우유 관계자는 "A2+ 우유는 우유 소비량 감소 등으로 닥친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내놓은 프리미엄 전략 상품"이라며 "오는 2030년까지 모든 제품을 A2 원유로 만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A2 우유는 'A2 전용목장'에서 생산한 A2 원유로 만든 우유다. 젖소는 A1 또는 A2 유전 형질을 가진 채 태어나는데, A2 형질을 가진 젖소에게서 짜낸 원유로 만들었다.
서울우유는 A2 형질을 가진 젖소로만 채워진 목장을 A2 전용목장으로 규정하고, 이곳에서 생산된 원유로만 A2+ 우유를 만들고 있다.
현재 서울우유의 A2 전용목장은 36곳으로, 전체 목장(1천431개)의 2.5%를 차지한다.
함창본 서울우유 양주공장 공장장은 "아직 A2 전용목장 비율이 낮지만, 4년 전부터 A2 젖소의 정자를 활용해 A2 송아지 출산을 유도하고 있다"며 "일반 목장에 있는 젖소의 약 55% 이상이 A2 젖소이기 때문에, 약 6년 뒤면 모든 젖소가 A2 젖소로 대체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우유는 이 제품을 출시하기 전 서울대병원과 함께 내국인 40명을 대상으로 인체 적용 시험을 거쳤는데, A2+ 우유가 다른 우유에 비해 소화 및 장내 유익균 증가에 도움을 준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서울우유는 오는 2026년 10월까지 내국인 100명을 대상으로 A2+ 우유의 2차 인체 적용 실험을 거쳐 또 다른 효능이 있는지 살펴볼 계획이다.
A2+ 우유의 단점으로 지목되는 비싼 가격은 2030년 A2 원유가 대량 생산되는 시기가 되면 하향 조정될 예정이다.
서울우유 관계자는 "서울우유의 목표는 프리미엄 우유를 대중화할 계획"이라며 "모든 제품에 A2 원유가 활용되는 시점이 되면 공정이나 물류 과정이 효율화돼 A2 우유 가격이 일반 우유 수준으로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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