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이란 고체연료 핀셋타격…"탄도미사일 생산마비"

입력 2024-10-27 13:26  

이스라엘, 이란 고체연료 핀셋타격…"탄도미사일 생산마비"
이스라엘 소식통 "유성 혼합기 12개 공격, 제작에 최소 1년"
민간 전문가들도 위성사진으로 확인…"이 공격 매우 정확했던 듯"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26일(현지시간) 새벽 이스라엘이 이란을 보복 공습하면서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고체연료 혼합 시설을 공격, 향후 이란의 탄도 미사일 생산에 큰 타격을 입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 소식통들의 평가가 전해진 데 이어, 민간 전문가들도 위성사진을 근거로 같은 분석을 내놨다.
미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이스라엘 소식통 3명을 인용, 이스라엘의 보복 공격으로 이란 탄도 미사일 프로그램의 핵심 요소가 파괴됐다고 보도했다.
소식통들은 장비 파괴로 이란의 미사일 비축 능력이 심각하게 손상됐으며, 이란이 이스라엘에 대한 대규모 미사일 공격을 추가로 감행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전했다.
이들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장거리 탄도 미사일의 고체 연료를 생산하는 데 사용되는 '유성 혼합기' 12개를 공격했는데, 이는 이란 미사일 무기고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 혼합기는 이란이 직접 생산할 수 없고, 중국에서 구매해야 하는 매우 정교한 장비다. 이 혼합기를 다시 제작하려면 최소한 1년이 걸릴 수 있다고 소식통들은 추산했다.
또 이란이 여전히 많은 탄도미사일을 보유하고 있긴 하지만 새로운 미사일을 제조할 수는 없기에 헤즈볼라, 후티 등 대리세력의 비축량을 보충하는 능력 역시 제한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고위 관계자도 이번 공습으로 이란의 미사일 생산 능력이 마비됐다고 확인했다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이 같은 평가는 민간 전문가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로이터 통신은 과학·국제 안보 연구소를 이끌고 있는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전 유엔 무기 감독관과 미 싱크탱크 CNA의 분석가 데커 에벌레스가 각각 상업용 위성사진을 근거로 이란 탄도 미사일 고체연료 혼합에 쓰인 시설이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고 보도했다.
이들 분석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테헤란 외곽 대규모 군사 기지인 파르친을 공격했다. 과거 서방이 핵폭탄 제조를 위한 고폭 실험이 이뤄졌다고 의심했던 곳이다.
에벌레스는 이스라엘이 또 테헤란 인근 거대 미사일 생산 시설인 코지르도 공격했다고 말했다. 로이터는 지난 7월 코지르가 대규모 확장 중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에벨레스는 상업 위성 회사인 플래닛 랩스의 위성사진을 보면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코지르의 건물 2개가 파괴된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탄도미사일용 고체 연료를 혼합 제조하는 데 쓰였던 건물들이다.
로이터가 검토한 이미지에 따르면 이 건물들은 흙으로 된 높은 둔턱으로 둘러싸여 있다. 이 구조물은 미사일 생산과 관련 있으며, 한 건물에서 발생한 폭발이 인근 구조물의 가연성 물질의 폭발을 막도록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플래닛 랩스의 파르친 위성사진을 근거로 이스라엘이 탄도미사일 고체 연료 혼합 건물 3곳과 창고 1곳을 파괴했다고 말했다.
올브라이트도 파르친의 저해상도 위성사진을 검토한 결과, 고체연료 혼합에 쓰였던 건물 2개를 포함해 건물 3개가 손상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위성사진 회사를 언급하지는 않았다.

에벨레스는 "이란은 고체 연료 혼합기가 있는 건물을 표적으로 삼았다고 말한다"며 "이런 대형 혼합기는 만들기도 어렵고 수출 통제 대상으로, 이란은 수년에 걸쳐 막대한 비용으로 이를 들여왔고, 대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스라엘은 '제한된 작전'으로 이란의 대규모 미사일 생산 능력에 상당한 타격을 입혔을 수 있다며 "공격이 매우 정확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와 함께 악시오스는 이스라엘 소식통들이 이번 공격으로 이란의 S-300 방공포대 4곳도 타격을 입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의 공격 후 이란군은 성명에서 이스라엘의 공격은 이라크 영공에서 행해졌으며, 여러 레이더 시스템이 제한적인 손상을 입었으며 현재 수리 중이라고 밝혔다. 이란군은 미사일, 드론 생산 시설의 피해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이스라엘 소식통들은 공습이 시리아와 이라크 영공에서 이뤄졌으며 그중 일부는 이란과 이라크 국경에서 가깝다고 확인했다.
또 이스라엘 공군은 이란 드론 생산 공장을 공습했으며, 과거 핵무기 연구 및 개발에 쓰였던 파르친의 시설을 '상징적'인 공습으로 실행했다고 주장했다.
IAEA은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이란 핵프로그램이 영향을 받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이란의 핵시설은 영향받지 않았다. IAEA 검사관들은 안전하고 중요한 업무를 계속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핵 및 기타 방사성 물질의 안전과 보안을 위협할 수 있는 행동에 대한 신중함과 자제를 촉구한다"고 당부했다.

noma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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