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전력청 "발전 용량 부족으로 일부 서비스에 영향"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연료 부족과 에너지 시설 노후화에 따른 전력난을 겪는 쿠바가 멕시코산 원유를 지원받아 극심한 정전 사태 완화를 모색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금융정보업체 LSGE 데이터를 인용해 약 40만 배럴의 원유를 실은 쿠바 국적 선박 '빌마'가 멕시코 파하리토스 항구를 출발해 쿠바로 항하고 있다고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파하리토스에는 멕시코 석유화학 단지가 있다.
최근 쿠바는 기존 베네수엘라에서 주로 수입하던 원유 중 일정 부분을 멕시코에서 충당하고 있다.
이는 베네수엘라의 열악한 상황에 대한 자구책으로, 국내 수요량도 맞추기 어려워진 베네수엘라가 지난해부터 쿠바에 대한 석유 수출량을 줄이면서, 쿠바 연료난에 악영향을 미쳤다.
선박 모니터링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9개월간 베네수엘라의 대(對)쿠바 석유 수출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반면 멕시코에서 올 1∼9월 쿠바로 보낸 원유량은 이미 지난 해 1년 치 규모를 넘어선 것으로 분석됐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지난주 정례 기자회견에서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전 정부와 마찬가지로 우리는 쿠바에 대한 지원을 유지할 것"이라며 발전소 현대화 및 운영에 필요한 기술 지원과 연료 제공 필요성 여부 검토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쿠바 관영 그란마는 "쿠바 외교부가 멕시코 대통령의 연대에 감사의 뜻을 표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쿠바에서는 이달 섬 동부를 할퀸 허리케인 '오스카'로 이미 불안정했던 전력망이 큰 타격을 입었다.
여기에 원유 부족까지 더해지면서 위기는 절정에 달했고, 지난 18일부터 일주일 넘게 전역에서 정전 사태가 이어졌다.
쿠바 정부는 에너지 소비 최소화를 위해 지난주 일주일간 각급 학교의 휴교와 비필수 사업체 운영 중단 등 긴급 조처를 시행했다.
쿠바 전력청(UNE)은 이날 페이스북에 "발전 용량 부족으로 어제 오전 7시 10분부터 전력 서비스가 영향을 받았고, 오늘 새벽 2시 43분에 복구됐으나 다시 오전 5시 19분에 영향을 받기 시작했다"며, 여전히 일부 지역에서는 정전 사태가 발생할 수 있음을 간접적으로 밝혔다.
walde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