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개 부스서 수출상담…바이어·관람객 몰려 "샘플 동날 지경"
건강·식품·리빙·뷰티 기업들 "한류 실감"…지자체 홍보관도 주목
(빈[오스트리아]=연합뉴스) 강성철 성도현 기자 = 국내 우수 중소기업들이 탄탄한 한인 경제인 네트워크를 발판으로 까다로운 유럽 시장 진출에 날개를 달게 됐다.
세계한인무역협회(월드옥타)와 연합뉴스는 29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 소재 오스트리아센터 빈에서 '제28차 세계한인경제인대회 & 한국상품박람회'를 개최했다.
이날부터 이틀간 열리는 박람회에는 300개 중소기업과 삼성·LG 등 8개 대기업 및 18개 지자체 등이 참여해 400개 부스가 개설됐다.
행사장은 전 세계 46개국, 89개 도시에서 활동하는 월드옥타 소속 한인 경제인 850명과 유럽 전역에서 참가한 바이어뿐만 아니라 현지인 관람객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식품류 가공식품, 뷰티·화장품, 생활용품, 전기·전자 제품, 기계·공구 등 다양한 상품을 구비한 부스들에서는 현장 수출상담이 진행됐고, 코트라, 중소기업중앙회 등은 바이어 라운지를 개설해 비즈니스 미팅 지원에 발 벗고 나섰다
해조류·전복 등을 활용한 피부관리 제품을 선보인 전남 완도 소재의 이노플러스의 박수미 대표는 "유럽 시장은 처음 문을 두드리는데 오전에만 10여건의 상담을 했고, 계약 문의도 쏟아지고 있다"며 "준비한 샘플이 금방 동이 날 지경"이라고 반겼다.
박 대표는 "유럽은 건조한 지역이 많은 점을 감안해 보습 효과가 높으면서 유럽인증을 통과한 제품을 준비했더니 바이어들의 반응이 뜨겁다"며 "오스트리아뿐만 아니라 스페인, 튀르키예, 독일, 이탈리아, 중국 바이어와 미팅이 이어져 한꺼번에 수출 다변화를 하게 됐다"고 기뻐했다.
경기도 이천에서 생면 제품을 생산하는 다선의 권경자 대표는 "50건이 넘는 상담이 이어져 목이 쉬었는데 내일도 상담 스케줄이 빡빡해 쉴 틈이 없다"며 활짝 웃었다.
중소기업중앙회 지원을 받아 이번 행사에 참석했다는 권 대표는 "시장조사 차원에서 참석하다 보니 시식 코너를 준비 못 한 게 아쉬울 정도"라며 "앞으로 월드옥타 상품박람회에는 빠지지 않고 참석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반려동물용 살균탈취 제품을 선보인 전북 익산 소재 네오클의 임초섭 팀장은 "동물 피부에 무해한 제품이어서인지 문의가 쏟아져 고무적"이라며 "이번 박람회를 기점으로 까다로운 유럽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업전시관에는 18개 지자체가 홍보관을 개설해 눈길을 끌었다. 다양한 관광상품을 소개하고 한복, 한식 등을 즉석에서 체험하는 코너도 마련해 현지인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았다.
박람회 소식을 듣고 슬로바키아에서 직접 자동차를 몰고 상담에 참여한 에스테틱클리닉의 마셀 파마위 대표는 "가격을 고려하기보다는 기능성이 높은 미용·화장 제품을 찾고 있었는데 다양한 상품을 구비한 부스가 많아서 이틀로는 상담이 모자랄 지경"이라며 "한국까지 가기 쉽지 않은데 이런 상품 박람회가 자주 열렸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내년 4월 월드옥타 대회를 준비 중인 안동시의 장철웅 부시장은 "한류가 전방위로 확산하면서 유럽인들이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것을 확인했다"며 "전통문화와 음식을 비롯해 다양한 볼거리가 어우러지는 수출박람회로 준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루 종일 이어진 수출 상담에서는 월드옥타 회원들이 조언도 잇따랐다.
한국산 화장·미용 제품을 독일 최대 유통채널에 공급하는 정용준 AE Holding GmbH사 대표는 "깐깐한 독일 소비자는 저가에 고품질로 가성비가 높은 제품을 선호하므로 차별화된 접근이 필요하다"며 "화장품 특성상 충성도가 높으므로 장기적인 안목으로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헝가리에서 식품 유통업을 하는 이영인 월드옥타 중동부유럽부회장은 "현지인에게 K-푸드는 아직 특별식이나 간식이라는 이미지가 강하지만 (이용) 횟수가 증가하는 추세"라며 "웰빙 음식인 한식의 특성을 어필하면서 현지인의 기호를 고려해 국가별 차별화 전략으로 공략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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