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개발은행 당국자, 서울대서 정책 세미나…한-아프리카재단 공동개최
(서울=연합뉴스) 김성진 기자 = "아프리카 국가들이 포용적 성장과 지속 가능한 개발을 할 수 있도록 지식과 역량을 강화하는 기금을 설치하는 데 한국의 좋은 파트너 역할을 기대합니다."
에릭 오군레예 아프리카개발연구원(ADI) 원장은 29일(현지시간) 서울대 아시아센터 삼익홀에서 열린 아프리카개발은행(AfDB) 정책 개발 세미나에서 이같이 말했다. ADI는 1973년 아프리카 대륙의 인적·조직적·제도적 역량 강화를 위해 AfDB 산하기관으로 설립됐다.
한-아프리카재단이 AfDB, ADI,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아시아-아프리카연구센터와 공동 개최한 이번 세미나는 '아프리카의 회복력 강화: 지속적인 기술 개발과 역량 강화를 통한 발전'이라는 주제로 열렸다. 지난 6월 정부가 처음으로 개최한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이후 한국과 아프리카 간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하기 위한 후속 논의의 장으로 마련됐다.
아프리카 출신 대학생, 학계 및 유관기관 관계자 등 80여명이 참석해 3시간 가까이 열띤 토론을 이어갔다. 토골라니 에드리스 마부라 탄자니아대사, 아미라 아가립 수단대사, 누비코 만지 바쿠라무챠 르완다대사, 에미 킵소이 케냐대사 등 주한아프리카외교단도 함께 했다.
ADI는 아프리카 각국의 필수 기술과 역량 강화에 있어 중추적 역할을 담당함으로써 아프리카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고 오군레예 원장은 강조했다.
최근 AfDB는 아프리카 대륙의 그린(친환경) 성장과 회복력 있는 경제를 위한 10개년(2024-2033) 전략 보고서(79쪽 분량)를 내놓았다. AfDB는 55개 회원국을 둔 아프리카연합(AU)의 산하 기구로 코트디부아르 아비장에 있다.
보고서는 2030년까지 아프리카 대륙 내 15~35세 젊은 층 인구는 4억7천7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면서 아프리카와 세계를 변모시키는 잠재적 인력군이라고 평가했다.
김영채 한-아프리카재단 이사장은 개회사에서 "아프리카의 젊고 역동적인 인구가 지속 가능한 미래를 이끌어갈 중요한 자산"이라며 "한국과 아프리카가 물리적 거리를 넘어 진정한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좋은 기회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아프리카는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에서 벗어났으나 식량 불안정과 부채 증가 위기, 기후 변화 충격, 분쟁과 정치 불안 등에 직면해있다.
이에 AfDB는 아프리카를 대상으로 ▲전깃불 켜기(전력 공급) ▲잘 먹이기(식량 수급) ▲산업화(제조업 일자리 창출) ▲지역통합(밸류체인 촉진) ▲삶의 질 개선(여성과 젊은 층 초점) 등 이른바 '하이(High) 5' 역점 사업을 추진 중이다.
김태균 서울대 아시아-아프리카 센터장은 아프리카의 역량 강화와 관련, "인적 자산뿐 아니라 사회적 자산도 중요하다"면서 이번 정책 세미나와 같은 네트워킹에 의미를 부여했다.
고길곤 서울대 행정대학원 부원장은 국내외 공무원을 함께 교육하는 글로벌행정학 전공(GMPA) 과정 학생이 현재 55명으로 이 가운데 아프리카 계열이 17%라면서 디지털&AI 문해력 과정 등 첨단 지식공유를 위해 애쓰고 있다고 소개했다.
윤세미 서울대 국제대학원 조교수(지속가능발전학)는 토론에서 "세계에서 가장 빨리 도시화가 진행 중인 아프리카는 다른 지역에 비해 최대도시와 제2 도시 간 격차가 엄청나게 크다"면서 광대한 아프리카 농촌지역의 신재생 에너지 전환 등에서 현지 이용 주민의 편익을 좀더 고려한 인간 중심의 설계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한편 서울대 아시아-아프리카센터는 2022년 3월 한국과 아프리카 관점을 상호 동등하게 이해하는 종합적인 아프리카 전문 연구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설립됐다. 아프리카 연구기관은 기존 한국외국어대 이외에 최근 한-아프리카 정상회의를 계기로 연세대와 고려대에도 올 초 각각 생긴 것으로 알려졌다.
sung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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