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미트 샤 내무장관, 캐나다 내 인도 반체제인사 겨냥 공작 승인"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인도 내 시크교도의 분리주의 활동을 지원해 온 자국민이 살해된 사건을 계기로 인도와 갈등을 빚어온 캐나다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최측근인 현 내무장관을 배후로 지목했다.
29일(현지시간) AP,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데이비드 모리슨 캐나다 외교차관은 이날 의회 국가안보위원회에서 아미트 샤 인도 내무장관을 캐나다 내 시크교 분리주의자에 대한 공격을 지시한 인물로 보고 있음을 시사했다.
앞서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익명의 캐나다 고위 당국자를 인용, 샤 장관이 캐나다 내 시크교도 분리주의자에 대한 정보수집 및 공격을 승인한 인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모리슨 차관은 WP의 취재에 응한 '고위 당국자'가 자신이라고 밝히면서 "그 언론인이 내게 전화해 '그 사람이 맞느냐'고 물었고, 나는 그 사람이라고 확인해 줬다"고 말했다.
모리슨 차관은 샤 장관이 사건에 관여했다는 것을 캐나다 정부가 알게 된 경위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으나, WP는 이달 14일 추방된 인도 외교관과 영사관 직원 등 6명을 감청한 결과 확인된 사항이라고 전했다.
통화와 문자 메시지 내용을 종합한 결과 '인도 내 모 고위 당국자'와 인도 정보기관인 정보분석원(RAW) 소속의 또 다른 고위 당국자가 캐나다에서의 공작을 승인한 것으로 드러났다는 것이다.
캐나다에서는 작년 6월 브리티시컬럼비아주의 한 시크교 사원 주차장에서 시크교 분리주의 지도자이면서 캐나다 국적자인 하디프 싱 니자르가 괴한의 총격에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이 밖에도 인도 펀자브 지역을 분리해 시크교 국가를 세울 것을 주장하는 캐나다내 시크교도들을 겨냥한 위협이 잇따르자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같은 해 9월 인도 정부요원이 자국민을 살해했다며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이후 양국은 외교관을 맞추방하며 갈등을 빚어왔는데, 모디 총리의 측근인 샤 장관의 이름까지 공개적으로 언급된 만큼 양국의 관계는 더욱 악화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오타와에 있는 주캐나다 인도 대사관 측은 샤 장관이 니자르 피살사건 등에 관여했다는 의혹과 관련한 질의에 응답하지 않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인도 외교부 역시 즉각적으로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고 전했다.
AP 통신은 인도 정부요원들이 벌였다고 여겨지는 반체제 인사 암살 사건 때문에 인도 정부와 갈등 중인 국가는 캐나다만이 아니라고 짚었다.
앞서 미국 검찰은 암살자를 고용해 뉴욕에 거주하는 시크교 분리주의 활동 지도자를 살해하려 한 혐의로 인도 연구분석원 전 당국자 비카쉬 야다브를 17일 기소했다.
그는 작년 6월 시크교 분리주의 운동단체 '정의를 위한 시크족'(SFJ) 지도자이면서 미국 시민권자인 구르파트완트 싱 판눈에 대한 암살을 시도하다가 실패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현재는 종적을 감춘 것으로 알려졌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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