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미국의 대만에 대한 '전략적 모호성' 정책은 중국의 '회색지대 전술'을 막기 어렵다는 대만 학자의 주장이 나왔다.
31일 중국시보 등 대만언론에 따르면 마전쿤(馬振坤) 대만 국방대 중공 군사사무연구소 교수는 전날 대만 정치대 국제관계연구센터가 개최한 '2024년 미국 대통령 선거와 양안(중국과 대만) 관계' 세미나에서 이같이 밝혔다.
마 교수는 최근 몇해 동안 미국의 대만해협에 대한 일관된 전략적 모호성이 군사적 측면과 대만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미국의 전략에 따라 중국이 대만 주변 회색지대에서 '무력 시위'를 벌일 수 있는 여지를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의 대만해협 정책에 대한 전략적 모호성의 원래 의미는 '유사시 미국의 대만에 대한 군대 파견 여부'라면서 이를 통해 중국에 대한 억지력 효과를 만들어 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마 교수는 중국이 미국과의 오랜 상호 교류를 통해 전략적 모호성의 허점을 찾아냈다고 지적했다. 이는 회색지대 전술을 통해 대만을 천천히 압박하는 것으로, 중국이 미국의 '마지노선'을 시험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특히 2022년 8월 처음으로 대만을 봉쇄하는 군사적 무력시위 이후 군용기·군함을 수시로 보내 양안의 경계선이라고 할 중간선을 무력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마 교수는 미국이 중국의 이런 '살라미 전술'에 대해 효과적인 대응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양안의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는 것과 관련해 대만군이 중국군의 진일보한 추가 압박에 대응 준비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살라미 전술은 이탈리아 소시지 살라미를 얇게 썰어 먹는 것처럼 세분화해 해결하는 전술로 중국군이 긴장 수위를 서서히 단계적으로 끌어올리면서 궁극적인 목표를 달성하려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쩡웨이펑 대만 정치대 국제관계연구센터 연구원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임기 내 대만 방어를 도울 것이라고 여러 차례 명확하게 밝혔다고 말했다.
쩡 연구원은 미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또는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가운데 누가 차기 대통령에 당선되더라도 미국의 대(對)대만 전략이 바이든 행정부보다 더욱 모호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jinbi1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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