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공급과잉 문제…연내 쌀산업 대책 수립"
(서울=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 산지 쌀값이 한 가마(80㎏)에 18만원대로 떨어져 정부 목표인 20만원에 한참 못 미친다.
정부는 쌀값 안정을 위해 수매 등 대책을 연달아 발표했으나 농업계 현장에서는 지금의 하락세가 이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3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달 25일 산지 쌀값은 20㎏에 4만5천725원으로, 1년 전(20㎏에 5만1천142원)과 비교하면 10.6% 내렸다. 80㎏ 기준 쌀값은 18만2천900원이다.
올해 산지 쌀값은 지난 9월 25일 20㎏에 4만3천648원까지 하락했다가 지난 달 5일 4만7천39원으로 7.8% 상승했다. 그러나 열흘 뒤인 15일 4만6천212원으로 다시 1.8% 떨어졌고 지난 달 25일 가격은 4만5천원대로 더 내렸다.
앞서 정부는 산지 쌀값 폭락을 막기 위해 햅쌀 20만t(톤)을 사들인다는 대책을 발표했다. 햅쌀 수매량이 초과 생산분 12만8천t을 크게 웃돈다. 정부가 남는 쌀을 넉넉히 사들여 쌀값 하락을 방어하겠다는 취지였다.
이와 별개로 정부는 공공비축미 36만t도 매입하기로 했다. 시장격리용 쌀과 공공비축미를 합하면 56만t으로 올해 쌀 예상 생산량의 15%에 해당한다.
하지만 쌀값 안정 대책이 나온 뒤에도 산지 쌀값 하락세는 멈추지 않고 있다.
이에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정부에 추가 대책 마련을 촉구하면서 지난 달 31일 국회 본청 앞에 천막을 설치하고 농성에 돌입했다.
이들은 "정부의 '늑장', '찔끔', '꼼수' 대책으로 시장이 더 이상 정부를 신뢰하지 않게 됐다"며 "정부를 믿고 쌀을 수매한 농협 RPC(미곡종합처리장)의 적자가 최근 3년간 2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여 농협조차 신곡 매입을 꺼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부는 산지 쌀값 하락이 공급 과잉으로 인한 구조적인 문제라고 보고 있다. 밥을 적게 먹고 아침밥 등 끼니를 거르는 쪽으로 식생활이 바뀌면서 쌀 소비는 매년 급감하고 있다. 밥보다 면과 빵, 육류 등을 찾는 소비자도 늘었다.
이에 작년 국민 1인당 평균 쌀 소비량은 56.4㎏으로 관련 조사가 시작된 1962년 이래 가장 적었다. 30년 전인 1993년(110.2㎏)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정부는 쌀 공급 과잉을 줄이기 위해 내년 벼 재배 면적을 8만㏊(헥타르·1㏊는 1만㎡) 줄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와 함께 쌀 소비 활성화를 위한 대책도 연내 마련하기로 했다. 대책에는 쌀 가공식품 산업을 키우는 방안이 포함된다.
송 장관은 지난달 30일 기자간담회에서 "젊은 세대가 떡볶이와 즉석밥 등 쌀 가공품을 즐겨 먹고 쌀 가공식품은 수출도 잘 된다"고 말했다.
이어 "전통주에 관해서도 얘기하고 있다"며 "우리는 전통주 제조에 쌀을 연간 5천600t(톤) 쓰는데 이를 3만∼4만t으로 늘리면 파이를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기획재정부는 쌀 소비 촉진을 위해 전통주 주세 경감 대상을 두 배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출고량이 발효주는 1천㎘(1㎘=1천ℓ), 증류주는 500㎘ 이하일 경우 세금을 감면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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