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통신위원회, 휴대전화와 보청기 호환 의무화
청력검사 기능에 난청인 위한 소리 더 크게 듣기까지…발맞추는 제조업계
(서울=연합뉴스) 조성미 기자 = 앞으로 보청기와 휴대전화 호환이 확대되면서 청각 장애가 있는 이용자의 휴대전화 선택 폭이 넓어질 전망이다.
2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모든 휴대전화기와 보청기가 호환되도록 의무화하는 새 규정을 승인했다.
보청기가 휴대전화와 호환되면 난청인들이 다른 소비자와 동일하게 휴대전화 기종을 선택할 수 있어 기기 접근성이 좋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 전 세계적 의무화는 아니지만 미국이 휴대전화 주요 시장이라는 점에서 보청기와 호환되는 휴대전화를 개발, 생산하려는 제조업체 움직임이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규정은 단말기 제조업체와 난청인 권익단체, 연구기관으로 이뤄진 보청기 적합성 태스크포스가 협력해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미국 연방통신위원회는 보청기와 휴대전화의 표준 블루투스 연결 요건을 도입했다.
제조업체가 자체 블루투스 연결 방식을 채택하는 것이 아니라 보편적인 표준을 활용하게 함으로써 보청기와 휴대전화 연결성을 높이려는 목적이다.
제조업계에서는 미국 연방통신위원회의 호환 제도화 이전부터 무선 이어폰에 난청 지원 기능을 넣는 등 이어폰으로 난청인을 보조하는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왔다.
애플은 지난달 iOS 18.1 업데이트를 통해 애플 에어팟 프로2에 새로운 청력 건강 기능을 추가했다.
이용자는 조용한 곳에서 에어팟 프로2를 착용하고 청력 검사를 할 수 있는데, 기기가 다양한 음량과 주파수로 음을 재생하면 소리가 들릴 때마다 화면을 누르도록 한 방식이다.
청력 검사 결과 중증 청력 손실이 있다고 판단되면 이어폰을 보청기로 설정하고 사용하라는 메시지가 나온다. 난청이 있지 않더라도 설정에서 기능을 켜서 쓸 수도 있다.
삼성전자[005930]도 지난해 상반기 무선 이어버드 갤럭시 버즈2 프로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주변 소리 듣기' 기능을 기존 3단계에서 5단계로 확대하고 대화나 안내 방송 등 주변 소리를 보다 크게 들을 수 있도록 했다.
사용자가 갤럭시 버즈2 프로의 왼쪽과 오른쪽 주변 소리 볼륨을 각각 조절해 쓸 수 있게 했는데, 자신의 양쪽 청력을 고려해 볼륨을 각각 설정한 뒤 최적의 주변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미국 아이오와대학과 삼성서울병원에서 각각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주변 소리 듣기' 기능은 청력이 다소 낮은 사람들의 언어 인지력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었다.
미국 식품의약품청(FDA)은 지난 9월 애플의 보청기 소프트웨어를 승인했다.
삼성전자는 아직 FDA 승인을 받지 않았지만 미국 연방통신위원회의 의무화 규정 등 영향으로 곧 FDA 승인 절차를 밟을 것으로 알려졌다.
cs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