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노스캐롤라이나 등서 마지막 주말 유세…네거티브 공방 치열
해리스, '반도체법 따른 보조금 삭감' 하원의장 전날 발언 비판
(워싱턴=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11·5 미국 대통령 선거를 사흘 앞둔 2일(현지시간)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나란히 '선벨트'(일조량이 많은 미국 남부 주들) 경합주에서 표심 공략에 나섰다.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대선에서 선거인단 16명씩 배정된 남부의 조지아주와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각각 유세하며 상대에 대한 네거티브 공세에 날을 세웠다.
해리스 부통령은 조지아 최대도시인 애틀랜타에서 행한 유세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점점 불안정해지고, 복수에 집착하고, 불만에 사로잡혀 있다"며 "견제받지 않는 권력을 위해 나선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어 "도널드 트럼프는 (당선되면) 백악관 집무실에 정적 명단을 들고 들어갈 것"이라며 "내가 당선되면 나는 여러분들을 위해 할 일의 목록을 들고 들어갈 것인데, 물가 낮추기가 목록 최상위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노스캐롤라이나주 개스토니아에서 열린 유세에서 "카멀라(해리스 부통령)는 비전이 없고, 아이디어도 없으며, 해법도 없다"면서 "그가 하는 이야기는 '도널드 트럼프'(트럼프에 대한 비판)뿐"이라고 꼬집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어 "카멀라는 경제에 대한 이해가 아이 수준에 불과하다"며 "당신은 일자리와 집, 연금을 잃고 싶으냐"라고 말했고, "카멀라 해리스가 러시아나 중국에게 전쟁을 못 하도록 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느냐"라고 반문했다.
이와 함께 두 후보는 낙태권 보장(해리스), 불법입국 해결(트럼프) 등 각자 '승리 카드'로 생각하는 이슈와 관련해 자신과 상대의 입장을 대조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조지아주는 1996년부터 2016년까지 공화당 대선 후보에게 6연승을 안겼지만 2020년 대선에서 0.2% 포인트 차로 민주당 후보였던 조 바이든 대통령의 손을 들어주면서 민주당에는 남부 경합주 공략의 교두보가 된 곳이다.
노스캐롤라이나주는 2012년부터 2020년 대선까지 공화당 후보가 3연승(2016, 2020년 트럼프 승리) 한데다, 선거 구도가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간 대결이었을 때 트럼프가 다소 여유 있는 리드를 구가한 곳이었다.
그러나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 후보로 나선 이후 노스캐롤라이나에서 무섭게 치고 올라감으로써 이곳은 경합주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은 박빙 구도로 재편됐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노스캐롤라이나 샬럿에서 추가로 유세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노스캐롤라이나와 접한 민주당 우세 주(州)인 버지니아주의 세일럼에서 이날의 2번째 유세를 한 뒤 노스캐롤라이나로 돌아와 그린스보로에서 유세하는 등 강행군을 소화한다.
아울러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대선 최대 경합주(선거인단 19명)인 펜실베이니아주를 방문해 자신의 고향인 스크랜턴에서 연설하며 해리스 부통령을 위한 지원 사격에 나섰다.
한편 이날 유세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해리스 부통령은 공화당 소속인 마이크 존슨 연방 하원의장이 전날 바이든 행정부 중요 입법 성과인 반도체법이 폐지될 수 있다는 취지로 발언한데 대해 "미국 제조업에 계속 투자하는 것이 내 계획이자 의향"이라며 비판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이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인텔 등 국내외 반도체 제조사들에 보조금을 제공함으로써 미국내 생산시설 확장을 유도하는 반도체법의 취지를 강조하며, 계속 시행할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됐다.
존슨 의장은 1일 뉴욕주 시러큐스에서 열린 공화당 브랜던 윌리엄스 하원의원 지원 행사에서 공화당이 5일 대선 및 의회 선거에서 백악관과 의회를 모두 가져가면 반도체법을 폐지하겠냐는 질문에 "난 우리가 아마 그렇게 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답했다가 추후 "반도체법은 폐지 대상이 아니다"라며 발언을 정정했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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