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부동산 비리 혐의로 구속된 대만 제2야당 대표의 구속 기간이 연장됐다고 연합보와 자유시보 등 대만언론이 3일 보도했다.
타이베이 지방법원은 지난 1일 타이베이 시장 재임 시절 징화청 쇼핑센터의 용적률 상향 관련 비리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으로 구속된 제2야당 민중당의 커원저 주석에 대한 관할 지검의 구속 연기 신청을 받아들였다.
관할 지법의 뤼모 판사는 구속 연기 심사를 위해 출두한 커 주석의 혐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5년 이상의 형을 내릴 수 있는 중대 범죄인 직무상 뇌물 수수 혐의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소송 증거 보전을 위한 검찰의 요청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게다가 커 주석이 타이베이 시장 시절 수행 비서였던 쉬즈위가 체포되지 않고 해외로 도피한 것도 고려됐다고 설명했다.
커 주석을 보석으로 석방할 경우 증거 인멸 및 도주의 우려가 있어, 공공이익의 유지 보호 등을 위해 커 주석에 대한 구속을 내년 1월 4일까지 연장한다고 판결했다.
이와 관련, 민중당은 검찰이 커 주석에 대한 구속 기간에 기소할 만한 충분한 증거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커 주석에 대한 법률적 판단이 나오기 전에 누군가가 커 주석에게 정치적 책임이 있는 것처럼 여론 재판으로 몰고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제1야당 국민당의 한 입법위원은 검찰이 커 주석에 대한 결정적 증거를 찾지 못해 계속 커 주석의 주변인에 대한 구속 수감을 통해 자백을 강요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 소식통은 현재 입법원(국회) 내 협력 관계인 국민당과 민중당의 관계가 커 주석의 구속이 길어짐에 따라 2026년 하반기 지자체장 선거에 영향이 있을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놨다.
앞서 타이베이 지방법원은 지난 9월 타이베이 시장 재임 시절 징화청 쇼핑센터의 용적률 상향 관련 비리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는 커 주석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재청구를 받아들여 구속했다.
커 주석은 2014년 타이베이 시장에 무소속으로 도전해 당시 여당인 국민당 롄성원 후보를 물리치고 승리한 데 이어 2018년 연임에 성공하는 등 민진당과 국민당의 '양당 구도'를 깰 인물로 주목받아왔다.
지난 1월 총통 선거(대선)에서는 민진당과 국민당이 대립하는 대만 독립 또는 양안(중국과 대만) 관계 이슈 대신 민생 경제를 강조하면서 젊은 층 지지를 끌어냈고, 예상보다 높은 26.46%(369만표)의 득표율로 3위를 기록했다.
그가 창당한 민중당은 총통 선거와 같이 치러진 입법위원 선거에서 민진당(51석)과 국민당(52석)이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한 상황에서 8석을 차지해 캐스팅보트로 존재감도 커졌다.
이런 점 때문에 커 주석은 차기 대권주자 반열에도 올랐지만, 비리 혐의로 '대망'이 조기에 꺾일 수 있는 위기에 몰렸다.
jinbi1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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