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 직원, 기술 전문기업서 계속 일하는 구조로…신입 채용 12년여 전무"
자회사 전출 신청, 목표 절반 못 채운 듯…"독립 회사 운영할 규모" 해명
(서울=연합뉴스) 조성미 기자 = 김영섭 KT[030200] 대표가 4일 네트워크 운용 자회사 설립 과정에서 고위 임원이 직원들에게 전출을 압박했다는 논란과 관련해 "최근 회자된 불미스러운 사례에 대해 최고경영자로서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김 대표는 이날 오전 사내 방송을 통해 기술 전문 자회사 KT OSP와 KT P&M의 설립 배경과 향후 계획을 설명하는 CEO 특별 대담을 진행하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안창용 KT 엔터프라이즈 부문장(부사장)이 전출 대상 직원을 상대로 연 설명회에서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모멸감과 자괴감이 있고 굉장히 힘들 것"이라는 발언을 하며 반발을 산 데 대한 사과다.
당사자인 안 부사장도 이날 특별 대담에서 "설명 과정에서 오해가 있었다"며 사과했다.
해당 발언이 알려지자 지난 1일 다수 노조인 KT노동조합은 조합원에 대한 강요와 압박을 중지하라는 입장을 내기도 했다.
고충림 인재실장은 대담에서 "일부 관리자 가운데 그 같은 사례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인사 규정에 어긋난 불법·부당한 사례는 규정에 따라 문책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김 대표는 대담에서 "빅테크가 과감히 혁신 성장을 하는 동안 국내외 통신사는 십수 년간 지속해 성장 정체기를 겪고 있다. 혁신하지 못하면 심각한 국면에 빠질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합리적인 구조조정을 위해 이번 인력 구조 혁신을 마련했고, 가장 시급한 것이 1만3천명 현장 조직의 혁신"이라고 했다.
그는 "현장 인력의 70% 이상인 9천200여 명이 50대 이상이다. 이번 (구조조정) 대상 인원 5천700명 중 630명 이상이 매년 정년퇴직하면 5년 뒤에는 2천200명가량이 남는데 합리적인 인력 조정이 없다면 업무 공백이 생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에 따르면 KT는 선로 등 현장 관리 인력을 12년여 전에 채용한 뒤 신입 채용을 거의 하지 않았다.
김 대표는 "채용하려고 해도 선로 관리 등 분야에서 시장 임금 체계와 KT 체계에 현격한 차이가 있어 못했던 것"이라며 "희망퇴직과 경제적 효익이 본사와 차이 나지 않는 자회사 전출 등 구조조정을 거쳐 네트워크 운용 자회사가 업계와 유사한 수준의 처우로 신입사원 채용에 나서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KT는 특별대담에서 자회사 전출에 1천500명 이상이 신청했다고 밝혔다.
자회사 전출과 희망퇴직 신청 마감은 1차례 전출 신청 기한 연장을 거쳐 이날 오후로 예정돼 있다.
KT는 KT OSP의 경우 기존에 관련 직무를 담당하던 4천400명의 77%에 해당하는 3천400명을, KT P&M의 경우 기존에 해당 업무를 담당하던 420명의 90%에 해당하는 380명을 선발해 전출할 예정이었다.
고충림 인재실장은 "1천500명은 신설법인으로서 독립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인력 규모로 본다"며 "부족한 인원은 신규 채용하겠다"고 말했다.
최시환 KT OSP TF장은 "회사 중추라고 할 수 있는 구 'CE' 직군이 신청을 많이 하지 않아 안타까운 면이 있지만, 신규 채용, 단기 기간제·도급사 확대 등으로 빨리 시간 내 조기 안정화되도록 준비하겠다"고 했다.
박태호 KT P&M TF장은 "경력을 가진 현장 전문가들이 참여를 많이 해줬고 주니어 (사원) 전출도 일부 있다"고 전했다.
고 실장은 본사 잔류 인원에 대해 "기업대기업(B2B)과 기업대소비자(B2C) 분야를 합한 '토털 영업'을 담당할 것"이라며 "AICT(인공지능+정보통신기술) 기업으로 가기 위한 IT(정보기술) 영업에 대해 교육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소수노조인 KT새노조는 성명을 내고 "안 부사장 등 사측이 전출을 강요한 사례를 전수 조사해서 징계하고 잔류를 선택한 직원을 어떤 업무에 배치할지 교육 계획 등을 명확하게 수립하라"고 촉구했다.
cs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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