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탄불=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이번에 체험할 지진 규모는 7.2입니다."
지난 2일(현지시간) 오전 이스탄불 외곽 재난관리청(AFAD) 교육훈련센터.
지진 체험에 나선 한국 교민들은 일반 가정집 거실과 부엌처럼 꾸며놓은 시뮬레이터에 들어섰을 때만 해도 미소 띤 표정으로 서로 대화를 주고받았다.
안내가 끝나고 시뮬레이터가 작동을 시작하자 이런 모습은 단번에 사라졌다.
시뮬레이터가 재현한 규모 7.2 지진에 바닥, 벽, 천장은 굉음을 내며 흔들렸고 액자와 TV, 전등 같은 집기가 당장이라도 떨어질 것처럼 요동쳤다.
교민들은 양손으로 머리를 감싸 쥐고는 바닥에 꼼짝없이 엎드려 진동이 끝나기만을 기다렸다.
훈련 진행을 맡은 장준성 영사가 AFAD 직원에게 튀르키예어로 "예테를리(충분해요)"라고 여러 차례 외치고서야 체험이 종료됐다.
체험 지진 강도는 작년 2월 튀르키예와 시리아를 덮쳤던 규모 7.8 강진보다는 훨씬 약했지만, 불과 1분 남짓한 시간 시뮬레이터 밖에서 체험을 지켜보는 기자마저도 손에 땀이 흥건해질 정도의 긴장감을 남겼다.
주이스탄불한국총영사관과 튀르키예한인회는 지난 2일 강영미 외교부 해외안전실장이 이끄는 민관합동자문단과 현지 교민 약 60명이 참석한 가운데 재난 상황 체험 및 상황별 대응 훈련을 했다.
AFAD 교육훈련센터에 마련된 시뮬레이터로 지진 및 홍수 체험이 이뤄졌고 소방청 119구급과의 박고운 소방장이 직접 심폐소생술(CPR), 제세동기(AED) 실습 교육을 진행했다.
강영미 실장은 이스탄불 AFAD 카디르 알리 스르말르 부청장과 면담하고 지진 등 유사시 신속한 정보 공유와 협조를 부탁했다.
교민 이상원씨는 "이스탄불에 살면서 지진을 몇차례 접해 불안했는데 교육을 통해 안정감을 찾게 됐다"고 말했다.
주이스탄불총영사관은 "대형 재난은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신속하고 정확한 대응이 중요하다"며 "유사시 국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유관기관과 계속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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