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재집권] 표심 바꾼 라틴계男·위력 잃은 낙태이슈, '트럼프 압승' 기여

입력 2024-11-07 00:58  

[트럼프 재집권] 표심 바꾼 라틴계男·위력 잃은 낙태이슈, '트럼프 압승' 기여
트럼프, '라틴계 남성'에서 첫 승리…'흑인 남성'에선 해리스 선전
'낙태 대부분 합법'이라고 보는 유권자 절반이 트럼프 지지




(워싱턴=연합뉴스) 강병철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1·5 대선에서 압승한 가운데 라틴계 남성의 급격한 지지 증가와, 젊은 유권자 및 중도층에서의 지지세 확대 등이 승리에 기여했다는 평가가 미국 언론에서 6일(현지시간) 나왔다.
특히 연방 차원의 낙태권 판결인 '로 대 웨이드'가 폐기되고 처음 진행된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낙태 이슈는 결정적인 파괴력을 발휘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됐다.

◇ 트럼프, 라틴계 남성 유권자 투표에서 첫 승리
트럼프 전 대통령은 유색 인종 유권자 그룹 가운데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라틴계 남성 유권자 그룹에서 이번에 처음으로 민주당 후보를 앞섰다.
CNN이 선거 당일 및 사전투표 등에서 진행한 출구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54%)은 라틴계 남성 유권자 그룹에서 해리스 부통령(44%)보다 10%포인트 더 높은 지지를 받았다.
라틴계 남성 유권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출마했던 2016년과 2020년 모두 민주당 후보를 더 많이 지지했다. 2016년에는 힐러리 클린턴 전 장관이 31%포인트, 2020년에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23%포인트 우위에 있었는데 이번에는 라틴계 남성들의 지지 정당 후보가 뒤바뀐 것이다.
반면 해리스 부통령은 라틴계 여성 유권자 그룹에서는 24%포인트 우위를 기록했다. 다만 이 수치는 2016년(44%포인트), 2020년(39%포인트)보다는 줄어든 것이다.
대선 선거운동 기간에 중요 유권자 그룹으로 주목받았던 흑인 남성 유권자 그룹에서는 해리스 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과 엇비슷한 지지를 얻었다. 해리스 부통령의 우위(+58%포인트)는 클린턴 전 장관 때(+69%포인트)보다는 낮은 것이지만, 바이든 대통령(+60%포인트)과는 큰 차이가 없었다.
이와 함께 이번 대선이 남녀간 성별 대결로 주목받으면서 관심을 끌었던 백인 여성 유권자 투표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과거보다는 줄기는 했지만 여전히 우위(+5%포인트)를 기록했다.
민주당이 '남편 몰래 투표하자'는 캠페인까지 벌였으나 큰 효과는 거두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 젊은층에서 트럼프 지지세 강화…65세 이상에서는 해리스가 승리
세대별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젊은 층에서 지지세가 늘어난 것이 확인됐다. 18~44세 유권자에서 여전히 민주당 후보인 해리스 부통령이 우위를 차지했으나 격차는 이전보다 줄었다.
18~29세 유권자 그룹의 경우 민주당 후보가 2016년에는 19%포인트, 2020년은 24%포인트 더 높게 지지를 받았으나 이번에 해리스 부통령의 우위 규모는 13%포인트에 그쳤다.
특히 이번 대선에서 처음 대통령 선거를 한 유권자 그룹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9%포인트 우위를 기록했다. 2020년의 경우에는 바이든 대통령이 32%포인트 이겼으나 이번에 이 유권자 그룹은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 움직인 것이다.
30~44세 유권자의 경우에도 민주당 후보가 5%포인트 우위에 그치면서 2016년(10%포인트)보다 지지세가 줄었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45~64세 유권자 그룹에서 이전의 지지세를 회복했다. 그는 2016년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8%포인트 격차로 민주당 후보를 앞섰다.
그러나 65세 이상의 고령자 그룹에서는 해리스 부통령이 이번에 근소하게 앞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 유권자 그룹에서 2016년 7%포인트, 2020년 5%포인트 우위였으나 이번에는 1%포인트 뒤졌다.
지역별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시골(2016년 27%포인트 우위 → 2024년 27%포인트 우위)과 교외 지역(2016년 4%포인트 우위 → 2024년 2%포인트 우위)에서 이전과 같은 수준의 지지를 다시 회복했다.



◇ 예상외로 위력이 없었던 낙태 이슈
성별로 보면 해리스 부통령은 여성 유권자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10%포인트 더 지지를 받았다. 그러나 이는 2016년(+13%포인트)이나 2020년(+15%포인트)보다 오히려 줄어든 것이다.
낙태 이슈를 놓고 보면 해리스 부통령은 '모든 경우에 낙태가 합법'이라고 답한 유권자 그룹에서는 78%포인트 우위를 기록했지만, '대부분의 경우에 낙태가 합법'이라고 밝힌 유권자에서는 4%포인트만 앞섰다.
이는 '낙태가 대부분의 경우에 합법'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유권자들의 절반가량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했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전국적인 낙태 금지법을 시행할 것이라고 경고했으나 표심에는 영향을 주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이번 대선에서 낙태권 보장과 관련한 투표를 한 주(州) 가운데 남부 경합주인 애리조나, 네바다의 경우는 '낙태권 보장' 투표는 가결됐으나 대선 투표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해리스 후보를 이길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까지 개표가 진행 중인 두 곳에서 5%포인트 우위를 보이고 있다.
solec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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