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재집권] 악재 겹치는 독일차…관세폭탄 맞나

입력 2024-11-07 18:48  

[트럼프 재집권] 악재 겹치는 독일차…관세폭탄 맞나
'멕시코산 2천% 관세' 발언도…"공장 이전 압박 커질 것"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수익성 악화와 중국산 공세로 고전하는 독일 자동차 업계에 악재가 또 겹쳤다. "독일 자동차 회사를 미국 회사로 만들겠다"고 공언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자 업계에서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펼쳐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8월 "독일에서 쉐보레 자동차를 마지막으로 본 게 언제냐. 아마 한 번도 없을 것이다. 그런데 미국에는 벤츠, BMW, 폭스바겐 자동차가 수백만 대 있다"며 독일차를 콕 집어 공격했다. 미국에 공장을 지어 일자리를 창출하고 세금을 내라는 얘기다.
그는 중국산 60%, 유럽연합(EU) 등 다른 지역 수입품은 10∼20%의 보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약했다. 독일 자동차 업계는 특히 트럼프 당선인이 멕시코에서 생산한 자동차에 최고 '2천%'의 관세율을 언급한 데 주목하고 있다. BYD(비야디) 등 중국 업체를 우선 겨냥한 발언이지만 독일 회사라고 '특혜'를 줄 이유도 없기 때문이다.

7일(현지시간) 일간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FAZ)에 따르면 독일 자동차 업체들이 지난해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한 자동차는 71만6천대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3대 완성차 업체는 물론 보쉬와 콘티넨탈 등 부품업체들도 멕시코에 함께 진출해 있다. 힐데가르트 뮐러 독일자동차산업협회(VDA) 회장은 "무역전쟁이 발발할 경우 생산시설을 미국으로 이전하라는 압박이 엄청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완성차 업체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자 자유무역 질서를 지지한다면서도 미국 새 정부와 협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업계에서는 미국 현지화가 이미 상당히 이뤄진 만큼 타격이 생각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VDA에 따르면 독일 자동차 업체들은 미국에서 이미 직원 13만8천명을 고용하고 있다. 올리브 치프제 BMW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미국에 아주 큰 생산시설을 갖고 있기 때문에 관세가 부과되면 더 유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BMW는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스파턴버그에 연간 40만대 이상 생산하는 자사 최대 규모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지난해 미국 공장에서 약 34만대, 폭스바겐은 약 17만대를 생산했다.
dad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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