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티코 "뒷담화·내분 난무하던 트럼프 정치세계를 조직화"
수십년간 플로리다 기반 선거참모로 명성…로비스트로도 오래 활동
(워싱턴=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백악관 참모진의 수장인 비서실장으로 임명한 수지 와일스(67)에 미 정가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상 첫 여성 백악관 비서실장이라는 역사를 쓴 인물이며, 내년 1월20일 출범하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핵심인사로서 전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지만 지난 40여년간 '자기 정치'는 하지 않고, 타인의 선거 참모로 주로 활동했기에 와일스의 지명도는 높지 않았다.
미국의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는 7일(현지시간) '수지 와일스에 대해 알아야 할 5가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대중이 잘 모르는 그의 면면을 소개했다.
폴리티코는 우선 그가 이번 트럼프 대선캠프 공동선대위원장으로서 과거 기능부전의 난맥상을 보였던 '트럼프 정치세계'를 보다 조직적인 체계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패배한 2020년 대선은 물론이고, 승리한 2016년 대선 때도 공통적으로 지적을 받은 부분은 과도한 내분, 뒷담화, 정보 유출 등으로 대표되는 캠프의 난맥상이었다.
트럼프는 2020년 대선 패배와 이듬해 1월6일 극성 지지자들의 의회 난입 사태로 정치적 저점을 찍었을 때 '구원투수'로 영입한 인물이 와일스였는데, 결과적으로 '신의 한 수'가 됐다.
폴리티코는 와일스가 가세한 이후 트럼프의 3번째 대선 캠프는 진영 내부 및 반대파로부터 공히 '프로다운' 조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고 소개했다.
와일스는 탈선한 트럼프의 메시지가 정상 궤도로 복귀하도록 하고, 그의 일부 결정에 대해서는 그것이 왜 거대한 정치적 부채가 되는지 설명하는 역할을 성공적으로 해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일례로 트럼프 당선인이 패배 승복을 거부한 2020년 대선과 관련한 수사를 완화하도록 트럼프에게 권고한 것이 와일스였다. 그는 또 트럼프가 '부정선거의 주원인'이라고 주장한 우편투표와 관련, 오히려 지지자들에게 적극 참여하라고 장려할 것을 트럼프에 조언하기도 했다.
폴리티코는 또 40여 년에 이르는 와일스의 정계 경력은 플로리다를 기반으로 한 선거캠프 운영 쪽에 집중돼 있었으며, 정부 조직 운영의 경험은 없다고 전했다.
와일스는 트럼프 당선인의 대선 캠프에 몸담기 전까지 수십년간 플로리다 정계에서 활동했다. 플로리다주 잭슨빌 시장의 비서실장, 하원의원실과 노동부의 하급 직원으로 일하며 중앙 및 지방 정부 업무를 한 적이 있지만 경력의 대부분은 플로리다를 거점으로 한 선거 캠페인에 몸 담았던 것이다.
그의 이력 중 트럼프의 '킹메이커' 역할 외에, 별로 유명하지 않은 하원의원이었던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의 2018년 주지사 선거 승리를 견인한 것도 널리 회자된다.
와일스는 디샌티스를 전국적 유명 정치인으로 만드는 데 기여했지만 그와 좋지 않게 정치적 결별을 했는데, 그에 대한 와일스의 '보복' 이야기도 눈길을 끈다.
디샌티스는 2020년 트럼프 재선 캠프에 몸담고 있던 와일스를 해고하라고 트럼프팀에 촉구한 일이 있었으며, 와일스는 이를 그냥 넘어가지 않았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와일스는 이번 대선에 앞서 치러진 공화당 경선에서 디샌티스가 트럼프에 맞서 출마하자 자신이 속속들이 알고 있는 디샌티스 관련 정보를 활용해 트럼프의 공세를 주도했다.
이와 함께 폴리티코는 와일스가 공화당 내 사상적 성향이 다양한 인물들과 일해왔다고 전했다.
1988년 대선 때 조지 H.W. 부시 공화당 후보의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로 나섰던 댄 퀘일의 캠프 운영 부(副)책임자로 일했고, 2012년 대선 때는 미트 롬니 당시 공화당 후보의 플로리다 자문위원회 공동 의장을 맡았다.
전통적 공화당 주류로 구분되는 퀘일이나 롬니를 도왔던 이력뿐 아니라 강경 보수인 릭 스콧 연방 상원의원의 2010년 플로리다 주지사 선거 캠프도 운영한 적이 있다.
또한 폴리티코는 와일스가 선거판에서 명성을 떨치는 동시에 오랜 기간 로비스트로 활동했다고 소개했다.
현재 그는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 AT&T, 주미 카타르대사관 등을 고객으로 둔 거대 로비회사 '머큐리'의 지도부에 이름을 올리고 있으며, 2023년부터 올해 초 사이에 의회를 상대로 식품의약국(FDA) 규제와 관련된 로비 업무를 수행했다고 폴리티코는 소개했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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