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철 쇳물 10% 담당 3파이넥스공장 화재…업계 "복구에 1주일 이상 예상"

입력 2024-11-10 12:14   수정 2024-11-10 12:41

포철 쇳물 10% 담당 3파이넥스공장 화재…업계 "복구에 1주일 이상 예상"
포스코 "기존 3개 고로 탄력 운영하면 전체 철강생산·조업에 차질 없어"
업황 부진·中 철강 저가공세 딛고 실적 회복 기대하는 포스코에 '악재' 우려도
최근 잇단 화재로 안전관리 '도마'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10일 발생한 화재로 쇳물을 생산하는 일부 공장이 멈춰서면서 포스코 철강 생산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포스코는 이날 화재에도 전체 조업에는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복구 상황에 따라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아울러 최근 1∼2년 사이 포항제철소에서 크고 작은 화재가 잇따라 포스코의 안전관리가 촘촘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포스코와 소방 당국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 20분께 포항시 남구 제철동 포스코 포항제철소 3 파이넥스 공장 타워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화재는 공장 인근 건물이 흔들릴 정도의 큰 폭발음과 함께 일어났고, 불이 난 공장 높이가 50m에 달하면서 불길이 치솟아 소방 당국에 신고가 잇따랐다. 불은 발생 5시간 만에 모두 진화됐다.
화재로 공장 내부에 있던 근무자 1명이 손과 얼굴에 가벼운 화상을 입어 치료를 받고 있으나 다행히 사망자 등 큰 인명피해는 없었다.

불이 난 3 파이넥스 공장은 연산 200만t 규모의 쇳물을 생산하는 시설로, 지난 2014년 준공됐다.
파이넥스(FINEX)는 포스코가 자체 연구개발(R&D)을 통해 개발한 제철 공법으로, 원료의 예비처리 과정 없이 가루 형태의 철광석과 유연탄을 그대로 사용해 쇳물을 생산하는 기술이다.
설비 투자비와 생산원가를 동급 고로(용광로)보다 절감할 수 있고, 황산화물, 질소산화물, 초미세먼지 등의 배출량을 크게 줄일 수 있어 환경오염을 줄일 수 있는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3 파이넥스 공장은 현재 포항제철소에서 생산하는 전체 쇳물의 약 10%를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항제철소의 쇳물 생산 시설은 2고로(연 생산능력 200만t), 3고로(488만t), 4고로(530만t) 등 고로와 2 파이넥스 공장(150만t), 3 파이넥스 공장(200만t) 등으로 이뤄졌다.
이렇게 3개 고로와 2개 파이넥스 공장에서 나오는 쇳물을 모아 제강 공정을 거쳐 철강 제품으로 만드는데, 최근 3 파이넥스 공장의 비중은 약 10%로 전해졌다.
포스코 측은 이날 화재에도 철강 제품 생산·수급에는 차질이 없을 전망이라고 밝혔다.
화재로 3 파이넥스 공장이 일단 멈춰 섰지만, 주력인 2·3·4고로 등은 모두 정상 가동 중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철강 업황 부진 등으로 철강 수요가 넘치는 상황은 아니어서 고로 등의 생산능력 대비 가동률은 100%에 미치지 못해 기존 고로의 생산 능력을 끌어올리는 식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포스코는 포항제철소보다 규모가 큰 광양제철소를 보유하고 있어 3 파이넥스 공장이 일정 기간 멈춰서더라도 철강 생산·수급은 정상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화재로 인한 피해를 복구하고 공장을 완전히 정리해 조업을 다시 시작하기까지는 최소 1주일 이상은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정확한 복구 시점은 조금 더 파악해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며 "2·3·4고로 등을 탄력적으로 운영해 쇳물을 생산하면 전체 조업에는 차질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예상보다 화재 피해가 심각하고 조업 정상화가 늦어지는 경우 포스코의 철강 생산·수급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

이날 화재가 포스코 실적에 영향을 줄지도 관심이다.
포스코는 글로벌 철강 업황 부진에 중국산 철강의 저가 공세 등 영향으로 올해 3분기 매출(9조4천790억원)과 영업이익(4천380억원)이 작년 대비 각각 2.0%, 39.8% 감소하는 등 고전하고 있다.
다만, 지난 6월 포항제철소 4고로 개수 완료 등의 영향으로 생산과 판매가 증가하면서 올해 2분기 대비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2%, 4.8% 증가하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흐름에 화재가 '악재'로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회사 안팎에서 제기된다.
국가기간산업으로, '산업의 쌀'로 불리는 철을 생산하는 포스코의 안전 관리가 철저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포스코는 2022년 태풍 힌남노 당시 포항제철소 대부분이 물에 잠겨 공장 전체 가동을 멈추는 등 위기를 겪은 바 있다.
당시 피해는 자연재해 때문이었고, 전사적 역량을 동원해 성공적으로 극복해 냈지만, 이후 크고 작은 화재가 잇따르며 안전 관리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작년 12월 포항제철소 내 화재로 한때 전체 고로가 멈춰 선 데 이어 올해 들어서도 1월과 2월 공장 내 통신선과 석탄 운반 시설 등에서 화재가 발생하는 등 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dk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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