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 '국경차르'에 反이민 선봉장…유엔대사엔 측근 의원(종합2보)

입력 2024-11-11 16:28  

트럼프 2기 '국경차르'에 反이민 선봉장…유엔대사엔 측근 의원(종합2보)
1기 정부 이민세관단속국장 직무대행 출신…'불법이민 단속' 핵심공약 이행 신호탄
유엔 대사로는 러닝메이트 거론됐던 '美 우선주의자' 스테파닉 하원의원 지명


(서울=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이민세관단속국(ICE) 국장 직무대행을 맡았던 톰 호먼이 '국경 차르'(border czar)로 2기 행정부에 합류할 것이라고 11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를 통해 직접 밝혔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을 통해 "전 ICE 국장이자 국경통제의 강력한 찬성자인 톰 호건이 우리의 국경을 총괄하는 직책('국경 차르')으로 트럼프 행정부에 합류할 것임을 알리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트럼프가 새로 출범할 행정부의 고위직 관리에 대한 발탁 사실을 공개적으로 알린 것은 지난 7일 수지 와일스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백악관 비서실장으로 지명한 데 이어 두 번째다.
트럼프 당선인이 '국경 차르' 인선을 조기에 발표했다는 점에서 핵심 공약인 불법이민 단속을 위한 신호탄으로 풀이된다.
취임 첫날 가장 먼저 할 일로 미국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불법 이민자 추방작전을 펼치겠다는 게 트럼프 당선인의 첫 번째 공약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호먼이) 남·북 국경과 해상, 항공 보안을 모두 포함한 국경 문제를 책임질 것"이라면서 "나는 톰을 오랫동안 알았는데 국경을 통제하고 감시하는데 그보다 더 적합한 인물은 없다"고 추켜세웠다.
이어 그는 "톰 호먼은 또한 모든 불법 체류자를 그들의 나라로 추방하는 일도 총괄할 것"이라면서 "톰에게 축하의 인사를 전한다. 그가 오래 기다려온 이 일을 엄청나게 잘할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트럼프가 언급한 '국경 차르'가 정확히 어떤 직무를 맡게 될 것인지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인이 그동안 멕시코에서 미국 국경을 넘어오는 사람들의 흐름을 차단하는 등 조 바이든 대통령이 추진해온 이민정책을 되돌리겠다고 공언해온 만큼, 국경 차르는 강력한 국경 통제와 불법 이민자 단속을 위해 연방정부 내 유관 기관과 부서들을 총괄하는 직책일 것으로 관측된다.
'국경 차르' 직책과 관련해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는 백악관 내 충성파의 힘을 결집하고 지명자들에게는 정부 부처·기관들을 상대로 자신의 어젠다 집행을 위한 폭넓은 재량권을 주기 위해 차르와 같은 직책들을 이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AP통신 역시 '국경 차르' 직에 대해 "상원 인준이 필요하지 않은 역할"이라고 보도했다.
호먼은 국토안보부 산하 불법체류자 단속 전담 기관인 ICE의 추방·구금 부문 부국장을 지내다 트럼프 1기 행정부 출범 후 ICE 국장으로 지명됐다. 그러나 상원 인준을 받지 못한 채 '국장 대행'으로 ICE를 이끌다 2018년 물러났다.
호먼은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반(反)이민 정책의 선봉장 역할을 맡았던 인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는 당시 무관용 원칙을 내세워 대규모 불법체류자 급습 작전을 벌이는가 하면, 임신부를 이민자 단속·구금에서 예외로 하던 정책까지 폐기하기로 하는 등 강경한 정책 집행으로 적잖은 비판을 받았다.
이번 대선 선거운동 기간에는 트럼프 캠프에서 대표적인 반(反)이민 정서를 대변하는 인물로 활동했다.
호먼은 최근 CBS방송과 인터뷰에선 트럼프 당선인의 불법 이민자 대량 추방 공약과 관련해 "가족들이 함께 추방될 수 있다"고 밝히는 등 이민과 난민 불법체류자 문제에 강경한 견해를 여러 차례 피력했다.
이런 그의 이력과 성향에 따라 호먼은 트럼프 캠프에서 꾸준히 국토안보부 장관과 '국경 차르'의 물망에 올랐다.

또한, 트럼프 당선인은 유엔 주재 대사에 엘리즈 스테파닉 하원의원(뉴욕)을 지명했다고 CNN과 뉴욕포스트 등 미국 언론이 보도했다.
뉴욕포스트는 트럼프 당선인이 자사에 10일 밤 보낸 성명에서 "엘리즈 스테파닉을 내 내각의 유엔 주재 미국 대사로 지명하게 돼 영광"이라면서 "엘리즈는 매우 강하고 터프하며 스마트한 '미국 제일주의' 투사"라고 치켜세웠다고 전했다.
스테파닉은 한때 트럼프의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로도 거론된 정치인이다.
하버드대 출신으로 남편과 자녀 1명을 둔 그는 2014년 최연소 여성 하원의원으로 선출돼 정계에 입문했다.
스테파닉은 2016년 대선 선거운동 기간과 트럼프 1기 행정부 출범 초기에는 트럼프에 비판적인 견해를 드러냈으나 점차 짙은 보수·우파 성향으로 옮겨간 정치인으로 평가된다.
그는 2019년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심리에서는 트럼프를 옹호하는 선봉에 서 트럼프에게서 "새로운 공화당 스타가 탄생했다"는 찬사를 받았고, 2020년 대선이 공정하지 않았다는 트럼프의 '대선 사기' 주장도 열렬히 옹호해왔다.
yongl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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